[전문가칼럼] 새벽 배송, 종사자 업무의 질(質)은 괜찮은가?
[전문가칼럼] 새벽 배송, 종사자 업무의 질(質)은 괜찮은가?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08.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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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새벽 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이용하는 고객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저녁 11시까지 주문을 해도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도착해 있으니 이렇게 편리할 수 없다. 퇴근하고 나서 자기 시간을 더 활용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에게 새벽 배송 시스템은 더욱 환영을 받고 있다. 주중에 장 보러 갈 시간이 없는 이들은 매우 요긴하다.

그런데 이 새벽 배송으로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해주는 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낮에 배송하는 택배비가 적게는 1,700, 1,800원에서 2,500원 이라면 새벽 배송은 최소 5천원에서 6천원은 배송비용으로 든다. 야간이어서 인건비 부담이 더 크고, 아무래도 낮 보다는 배송하는 데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 또한 일반 택배 박스 보다는 안에 들어가는 각종 부자재들이 더 많다. 아이스박스가 더 커지면서 배송 비용이 더 늘어나게 된다.

또한, 새벽 배송하는 기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새벽에만 일하는 사람을 구하는 게 어려울 뿐더러, 새벽에는 낮과 달리 고객과 연락을 하지 않고 갖다 줘야 하는 애로가 있어 각종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또한, 배송해야 되는 마감 시간이 07시로 정해져 있어 더욱 더 시간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장기 근속이 어렵고, 새벽 배송을 주 업무로 하는 업체 사장들도 여유롭게 일할 수 없다. 사장들도 항상 새벽 배송하는 기사들이 업무 펑크를 내면 언제든 대타로 뛸 각오를 하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에 비해, 새벽 배송으로 일하는 종사자들의 상황이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 어느 정도 규모가 더 커지기 전에는 지금과 같은 어려움은 계속 될 것이다. 한정된 시간 내에 배송을 해야 되어, 각 지역별로 허브 같은 공간도 필요하고 배송 기사에 대한 대우도 더 나아져야 되는데, 새벽 배송하는 상품들의 이익으로만 그것을 충당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스타트업, 신규 비즈니스 시장 확대를 위해 사람들의 투자와 관심이 많지만, 곧 손익에 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정말 새벽에 배송되어야 하는지도 곰곰이 생각 해 볼 문제이다. 빠른 배송,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 되는 것을 누리기 위해 우리가 포기하고 있는 것들은 또 얼마나 되는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직업난 구제의 일환으로 생기는 일자리들의 질이 얼마나 열악한지도 살펴야 되겠고, 또한 각종 안전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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