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경리단길 반짝 떴다 급 쇠락한 이유
[전문가칼럼] 경리단길 반짝 떴다 급 쇠락한 이유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08.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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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색문화와 음식점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던 이태원 경리단길. 당시 맛집 지도.(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캡처)
2014년 이색문화와 음식점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던 이태원 경리단길. 당시 맛집 지도.(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캡처)

[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한 때 서울 용산 이태원 일대 경리단길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핫 플레이스였다. 사람들은 이색 음식점과 각종 문화적인 요소가 가미된 상가들에 흥미를 느끼고 가파르고 좀 불편해도 예술가적인 느낌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모여 들었다.

그 경리단길의 인기를 타고 각 지역에 OO단길이라는 이름을 차용하기도 했다. SNS 채널의 발달로 개개인들이 알아서 홍보하고 공유 했던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됐다. 유명한 식당이 즐비하고 한 번쯤은 다녀와야 될 곳으로 인식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빈 상가들도 늘어나고 사람들의 발길도 끊기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일까? 상가 임대료가 3~5배 이상 급등하면서 소규모의 가게들이 그 곳에 계속 버티고 있기가 어려웠고 명소라고 소문나니 대기업들이 랜드마크 개념으로 속속 입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차츰 차츰 경리단길 만의 경쟁력이 사라지게 되고 다른 번화가와 차별화된 모습들이 없어지게 되었다. 임대료가 비싸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외에는 없었다.

임대인들은 임대료가 오르면 수입이 늘어나니 당장은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장사하는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임대료로 협의 되어야 할 것인데, 너무 과도하게 오르면서 불협화음과 잡음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이 거액을 주고 산 건물주가 원하는 임대료가 들어오지 않으면 투자 수익을 맞출 수 어렵기 때문에 당장 임대료를 낮추기도 어렵고, 또 장사해서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기가 어려우니 자꾸 빠져 나가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이색 있는 거리에서 느꼈던 즐거움을 고객들은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과연 젠트리피케이션 사태에서 승자는 누구인지 궁금하다.

갑자기 뜨고 갑자기 지는 지금의 세태에서 패자만 생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관련 법규가 재정비돼야 할 것이고 그 일대의 상인 단체들도 집단 지성을 활용하고 임대인과 임차인들 간의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논의의 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또 같이 살 길을 모색해야 될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경리단 길과 같은 일은 전국에서 계속 반복 될 것이 분명하다. 어떻게 이 사태를 바로 잡을지에 대해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의 각종 좋은 사례들을 살피고 확인하여 배워 볼 일이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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