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재의 촌철직언] 조국 사태와 삭발 열풍
[이완재의 촌철직언] 조국 사태와 삭발 열풍
  • 이완재 기자
  • 승인 2019.09.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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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진 황교안 한국당 대표(왼쪽)와 조국 법무부장관.(사진=YTN 캡처)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진 황교안 한국당 대표(왼쪽)와 조국 법무부장관.(사진=YTN 캡처)

[이슈인팩트 칼럼] 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이 두달 째 이어지고 있다. 조국 논란을 넘어 이제 ‘조국 사태’  또는 문재인 정권의 ‘조국 게이트’로도 불린다. 사태의 사안이 이미 저잣거리 이야기를 훌쩍 넘어 국가적인 중대사안으로 흘렀다.

지식인의 최상위층인 대학교수들도 조국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은 나라가 어지럽고 혼란에 빠질 때마다 나오는 최후 보루로서 의미가 있다. 대학가 대학생들도 조국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직접적인 행동으로 표출되지 않았을 뿐이지 일반 국민여론도 이같은 기류에 크게 이견이 없어 보인다. 조국 장관에 대한 피로증이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고, 조 장관에 대한 반감과 퇴진요구 움직임도 일부 감지된다.

조국 장관이 장관직에 오르기 전 주요 의혹 중 하나였던 사모펀드와 딸 대학입시 등이 검찰의 수사로 일부 사실로 드러나는 상황이라 열기는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 사모펀드 의혹으로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구속됐다. 또 딸 입시의혹건으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검찰의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제 다음 차례는 조국 장관 당사자 소환만 남은 상황이다. 조 장관의 소환이 현실화된다면 헌정 사상 현역 법무부장관이 부하 직원인 검찰총장의 소환에 따라야하는 초유의 일도 벌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삭발’ 열풍이 뜨겁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릴레이 삭발투쟁으로 조국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참에 조국 장관을 끌어내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치명타를 날리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황교안 대표가 삭발 할 때만 해도 정치적 쇼와 야당의 건전한 비판으로 엇갈렸던 여론도 상당 부분 긍정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는 국민적 정서가 상당 부분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음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특히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진다.

삭발(削髮, tonsure)은 불가에서는 출가(出家)를 상징하는 의식이다. 사회적으로 일반에서는 약자가 어떤 사안에 대한 특별한 의지를 담은 저항과 비장감, 결기의 표출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권의 친문 인사 중 한 명이자 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 불리던 조국 장관의 추락이 연일 목도되는 상황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조국 사태의 가장 큰 패착은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던 조국 이라는 꽤 괜찮았던 인물의 비정의로운 속내가 한 꺼풀씩 벗겨진데서 비롯됐다. 그를 지지하던 지지층과 국민의 배신감과 상실감은 적지 않다. 이후 청문회와 장관직에 취임한 후 매끄럽지 못한 대처와 상황 인식은 더 큰 화를 키우고 있다. 대중이 알았었던 기대했던 깨끗하고 정의롭던 조국에 대한 이미지가 걷히고 난후 찾아온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야당 정치인들이 거리에 나와 머리를 짧게 자르는 퍼포먼스가 비웃음이 아닌 동조로 바뀐 결정적 계기다. 어쩌면 정작 삭발을 통해 분통을 터트려야 할 사람은 정치인이 아닌 국민들이다. 결국 조국 정국, 조국 사태에 가장 큰 피해자는 애꿎은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이완재 이슈인팩트 발행인 겸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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