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배송비에 발목 잡히는 이커머스
[전문가칼럼] 배송비에 발목 잡히는 이커머스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10.0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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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모바일 쇼핑의 매출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제 온라인 쇼핑이 대세임을 부인하는 이는 없다. 그 온라인 쇼핑이 더욱 진화하여 정기 배송, 총알 배송, 새벽 배송 등 각종 신조어가 생겨나고 그러한 유통 이슈들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넘어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선도해 가고 있다.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혁명 이면에 속앓이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선 택배, 배송 기사들은 그런 수요가 일거리로 이어지기에 좋은 점도 있지만 그 만큼 업무 환경이 더 열악해지고 있다. 새벽에 배송을 하는 기사들은 새벽이라 해도 바삐 움직여야 하는데, 낮과 달리 운전도 힘들고 배송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데, 밤이어서 각종 사고에 시달린다. 또한 장기 근속이 어렵다. 심야와 새벽에 오래 움직이다 보니 신체적 무리도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숙련 배송 기사들이 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커머스는 배송 비용이 일반 택배 보다 비싼 것을 감당하고 있다. 초기에 경쟁사들에 비해 브랜드 선점 및 고객 유치 차원에서는 빠른 배송 등의 잇점이 도움이 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고객 수를 확보하고 인지도를 높힐 때까지이다. 그 뒤에는 배송비가 줄어야 하는데, 새벽 배송은 배송 건수가 늘어난다고 배송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형태가 못된다. 또한 새벽 배송의 각종 부자재를 줄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스티로폼 박스 규격, 그리고 드라이아이스 등 부대 필요 자재들을 어쩔 수 없이 써야 한다.

빠른 배송과 다양한 신선 식품 취급 등은 명분은 좋으나 이커머스 기업의 수익에는 마이너스가 심할 수 밖에 없다. 물류센터, 물류 인력 직영 운영 등 여러가지 대안이 고려되고 있지만 투자 비용을 생각하면 쉽지 않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나면 가장 먼저 배송비가 현실화 될 것이라고 본다.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송비 부담이 커질 것이고, 또한 배송 속도와 편의성에 따라 비용을 차등 부담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몇 연내에 그리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무 기업도 먼저 줄이겠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배송비 부담에 따른 고충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다 어찌 못할 숙제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배송 기사들의 최소한의 배송 비용 지급이 되는 선에서 소비자나 이커머스 기업이 한 발짝씩 물러나서 부담 해주면 좋겠다 싶은데 당장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익을 못내고 있으니 쉽지 않다. 너무 무리한 신규 사업이 소비자들에게 너무 인기를 끌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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