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전격 사퇴 ‘35일 천하’ 막 내려 野 ‘사필귀정’ 반응
조국 장관 전격 사퇴 ‘35일 천하’ 막 내려 野 ‘사필귀정’ 반응
  • 이준 기자
  • 승인 2019.10.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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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내 역할은 여기까지...가족을 지켜주겠다” 입장 밝혀
참고사진=채널A 캡처
참고사진=채널A 캡처

[이슈인팩트 이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를 발표하며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장관직에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당초 문재인 정권의 핵심 국정사안인 사법부 및 검찰개혁의 최적임자로 나서 중책을 수행하다 올 연말께나 자지사퇴가 예상됐던 정치권 안팎으로 갑작스런 조장관의 사퇴발표에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조 장관 전격사퇴와 관련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은 사퇴가 본인의 뜻이었다고 밝혀 청와대와 사전조율은 없었음을 밝혔다. 야권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즉각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하며 조 장관의 사퇴를 반기는 입장을 취했다.

조국 장관은 이날 사퇴 입장 발표문을 내고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조국 장관은 최근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럽다”며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또한,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내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장관은 “더는 내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내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 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검찰 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이야기했다.

● 다음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입장 전문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 됐습니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입니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 자 합니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의 쓰임은 다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 갑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장관을 보좌하며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법무부 간부·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임자가 오시기 전까지 흔들림 없이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10. 14.

조국 올림.

한편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관련해 “장관 본인의 결심이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에 의한 조 장관 사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조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관련해 강 정무수석은 “조국 장관은 계속 촛불 보면서 무거운 심정 느꼈다. 그동안 계속 그런 고민은 있어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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