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미완의 출사표 좌절 된 ‘서해맹산’
[조국 사퇴] 미완의 출사표 좌절 된 ‘서해맹산’
  • 이준 기자
  • 승인 2019.10.1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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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kbs 화면 캡처
참고사진=kbs 화면 캡처

[이슈인팩트 이준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이 14일 오후 취임 35일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 최대 국정 현안과제인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이 최 일선에 섰던 그가 결국 보수 야권의 퇴진압박과 딸의 입시 문제로 인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 등의 시련을 끝내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퇴임사 중 일부 변에서 “가족의 곁에서 그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연밍이 느껴지는 강한 부정애를 드러내 마지막까지 치열했을 고민의 일단을 짐작케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마지막까지 장관의 직분을 다한 것으로 평가돼고 있다. 실제 이날 조 장관은 자신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도 이날 검찰 개혁안을 직접 발표한 뒤 3시간 만에 전격 사임의 뜻을 발표했다.

조 전 장관의 자진사퇴로 조 장관이 그동안 남긴 어록들이 정치권 안팎으로 화제다. 그 가운데도 지난 지난 8월 9일 청와대로부터 법부무장관 지명받은 직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문재인정부의 법무부장관이 된다면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여기서 그가 일종의 출사표의 의미로 던진 서해맹산(誓海盟山)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바다에 서약하고 산에 맹세한다는 뜻 장군의 한시 중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금 선조가 피난한 뒤 왜적을 무찌르겠다는 의지를 담은 진중음(陣中吟)이란 한시에 나온 말로, 풀어쓰면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인데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안다는 뜻이다.

조 전 장관이 맹세코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말로 문재인 정부가 당면한 검찰개혁 등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런 자신의 출사표 대로 장관직 수행을 평탄하게 이루지 못하고 결국 35일간의 짧은 장관 재임기간, 절반의 검찰개혁을 달성한 채 사실상 좌절의 결과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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