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의 시선] 조국사태 그 후, 진정한 ‘성공가치’ 혁신이 절실한 한국사회
[이인권의 시선] 조국사태 그 후, 진정한 ‘성공가치’ 혁신이 절실한 한국사회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10.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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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이인권 편집위원 겸 논설주간] 한국사회를 두 갈래로 나눠 치열하게 대립하게 했던 조국사태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한국사회의 극소수에 해당될 수 있는 “다이아몬드 수저”라 할 수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마침내 영예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가 표방한 사회적 페르소나와 속속 드러난 개인의 면면은 국민들의 공분과 지탄을 받았다. 나아가 그가 보여준 양면성에 대해 국민들은 서초동과 광화문을 각각 다른 기치로 뜨겁게 달궜다. 곧 그의 사회정치적 역할에 중점을 두느냐, 아니면 그에 앞서 개인의 도덕성과 정직성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서다.

한국의 사회적 현상을 보면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시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욕망이 강렬한 격정시대에 있다. 그러다보니 ‘사회적 출세’와 ‘개인적 성공’의 의미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사회는 진정한 개인적 성공보다는 사회적 출세를 좇는 세태가 되어있다. 그래서 더욱더 치열해지고 때로는 졸렬한 삶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래서 인생에서 출세한다는 것과 성공을 이룬다는 것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한국인들은 가지면 가질수록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이 더 높은 지점을 끝없이 추구한다. 그래서 만족의 한계가 없고 항상 더 많은 것의 소유욕에 사로잡혀 있다. 어떻게 보면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승자독식의 지위를 누리려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우리식 언어로 표현하자면 ‘출세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라’고 했다. 그의 말은 출세를 꿈꾸기보다 ‘가치 있는 사람’(person of value), 곧 진정한 성공인이 되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교육에서부터 성공보다 출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출세는 한결같이 내면의 정신보다는 외형적 물질을 중요시 한다. 곧 출신, 학력, 직업, 재력, 지역, 인맥, 권세, 명예 등이 특출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 오로지 그것이 삶의 방향이며 인생의 목표가 되어 있다.

출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는 사회문화체계가 수직적이며 서열구조가 되어 보이지 않는 사회계층이 위계화 될 수밖에 없다. 이런 풍조 속에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선진사회가 구축될 수가 없다. 매일 언론을 장식하는 우리사회의 적폐들은 모두 이런 전 근대적인 생각이나 행동의 양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사회가 출세보다도 성공하는 사람, 곧 가치 있는 사람이 인정받고 나아가 존중되는 풍토로 개혁되어야 한다. 곧 정신의 재무장이 절실하다. 성공이란 우선 자신의 존재에게 가치를 부여해야 하며, 또 타인들의 존재가치도 배려하고 인정하는 사회문화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아적 동기’에서 행동을 하게 된다. 이 자아적 동기는 다름 아닌 ‘양심적 이기성’(conscious selfishness)이라 할 수 있다. 남에게 베풀거나 봉사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내면의 강렬한 자아적 동기나 열정을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그런 이타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기적인 행위는 바로 비양심적인 이기성에서 야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순교자적 자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대로 자신부터 갖추는 측면에서 이기성이지만 그것으로부터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열정을 실천하는 이타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사실 세상에서 출세한다는 것이 항상 최고로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세상 출세는 시쳇말로 운이 따라 이루어질 수도 있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에 ‘가치’를 더 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출세를 추구하다보면 그것에 함몰돼 가치를 실현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돼버리는 점이다.

이제 한국사회는 출세보다 성공의 가치관을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어렵게 이룬 물질적 성장을 양심적 이기성을 통해 사회적 충만감과 만족감과 행복감을 창출해 낼 수 있다. 그렇지 않고는 한국사회는 갈수록 모든게 출세주의적 잣대로 재단되어 분열과 갈등과 대립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통합과 포용과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성공의 가치가 국민의 문화 기저가 되는 사회체계로 혁신돼야 하는 시점이다.

▷ 이 인 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success-ceo@daum.net)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석세스 패러다임> 등 다양한 주제로 14권을 저술했으며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브랜드 인증,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예술경영가로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예술경영 미디어컨설팅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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