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은퇴 세대 생활자의 파산
[전문가칼럼] 은퇴 세대 생활자의 파산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11.13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그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해서 상가 분양을 받으라고 했다. 그들은 장미 빛 환상을 갖고 신도시 상가를 사들였다. 그러나 환상에서 깨어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분양가 8억, 10억에 사들여서 월세 4백, 5백을 받으며 노년에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 했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신도시에 상가가 들어서면 베이커리 빵집, SKT, LG 통신사, 편의점이 실제로 그 정도의 월세를 부담하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 SKT 핸드폰 매장은 10평 남짓한 공간에 월세를 천만원 주고도 들어가는 일도 있다 했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는 SKT 본사에서 입점한 것이지 대리점 점주가 들어간 게 아니다. 빠리바게트 빵집도 그만한 월세를 감당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상가들도 다 그정도는 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근데 실제로는 아니다. 월세 2백만원 받는 일도 흔하지가 않다. 비어 있는 상가들이 엄청 나다. 신도시 상가는 최소 7년은 지나야 웬만큼 채원진다고 한다. 그러면 그 사이에 분양 받은 이들은 폭망하는 거다. 분양금액 전체를 자기 돈으로 산 사람들은 그들대로 힘들겠지만 5,6억 자기돈이고 3,4억을 대출 받아서 산 분양자라면 그 대출 이자 감당이 어려워 진다. 공실이 좀 길어지면 월세는 더 하락하게 되고 상가 가격은 그냥 반토막 난다. 더 내려갈 수도 있다.

상가 투자를 권유한 분양 업자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그들이 보장해준다 어쩐다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상가 분양 받는 순간 족쇄가 된다. 헤어나지 못한다. 상가 분양 받아서 자신이 그 가게에서 아주 성실하게 장사 한다는 각오가 아니고서는 상가는 독약이 된다. 나중에는 월세가 백만원 이하인 곳도 나올 것이고 어떻게든 상가를 팔고 일부 금액이라도 건지고 나오려는 이들도 생겨난다. 그렇게 겨우 겨우 손해를 감수하고 빠져 나오게 되면 트라우마가 엄청날 것이다. 누구를 원망할 것이냐.

노년에 덜컥 그런 큰 일을 겪으면 복구할 수 있느냐, 없다. 그냥 저임금의 허드렛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노년에 소일거리 삼아 일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빚지고 생활비가 없어서 하게 되는 일은 그야말로 고통일 수 밖에 없다. 나이 들어서 잘 못한 투자에서 온 손실이 더욱 노년을 힘들게 한다. 상가 분양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될 일이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