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정계은퇴 후폭풍 ‘86그룹’ 불똥 집단반발 조짐
임종석 정계은퇴 후폭풍 ‘86그룹’ 불똥 집단반발 조짐
  • 이완재 기자
  • 승인 2019.11.19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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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의원 등 86세대 의원들 반발 '용퇴론' 선긋기
YTN 화면 캡처
YTN 화면 캡처

[이슈인팩트 이완재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갑작스런 정계은퇴 선언이 여권내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들에게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우상호, 이인영, 민병두, 최재성 의원, 김현미.유은혜 장관 등 이른바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내 586세대 의원들에게 퇴진 압박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임종석 전 실장이 현실정치 은퇴를 선언하던 날 동시에 야권인 자유한국당의 김세연 의원 역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같은 세대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 이들 세대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압박에 더욱 불을 지핀 형국이 됐다.

그러나 정작 86세대에 해당하는 우상호 의원 같은 경우 자신들이 기득권세력으로 분류되는데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그는 “모욕감이 든다”는 말로 반발기류를 대신했다. 

임 전 실장 은퇴 선언 이후 이른바 ‘86세대’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인위적 물갈이는 안 된다”며 반발과 함께 퇴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표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이들이 내부적으로 동맹의 뜻을 취하며 집단반발 조짐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임 전 실장과 더불어 대표적 ‘86세대’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문답 과정에서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남아서 일할 사람들은 일하고 다른 선택을 할 사람들은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며 ‘86세대’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우상호 "우린 기득권 아니다..모욕감 느껴"vs이철희 "이젠 자리 비워줘야"

정계 은퇴를 시사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페이스북(YTN 캡처)
정계 은퇴를 시사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페이스북(YTN 캡처)

전대협 출신 의장 출신인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최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나와 “조국 전 장관 사태 파동 이후에 우리 세대에 대해서 이런저런 질타가 쏟아졌다.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돼 있다고 말한다”며 “약간 모욕감 같은 걸 느낀다”며 사실상 퇴진론 자체에 강하게 반발했다.

전대협 출신의 4선 최재성 의원도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근본적으로 다른 게 하나 있다. 저희는 인위적 공천 물갈이 같은 게 필요 없는 정당이 됐다”며 역시 86세데 퇴진론에 반발했다.

앞서 지난 1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사실상 현실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히며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 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2000년 만 34세의 나이로 16대 국회의원이 됐고 어느새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환희와 좌절, 그리고 도전으로 버무려진 시간이었다”며 “그중에서도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한 2년 남짓한 시간이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의 이같은 갑작스런 정계 은퇴선언은 여권의 수뇌부는 물론 청와대와의 어떤 사전 교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여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자신과 함께 정치적 활동을 해온 386, 586세대 의원들에겐 사실상 직격탄이 돼 용퇴론. 퇴진론의 빌미가 되고 있다.

한편 내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정계은퇴 선언과 관련해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86세대를 향해 “이제는 새로운 세대를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며 퇴진을 직접적으로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이날 방송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의 은퇴선언은)짐작을 하지 못했으나 아름다운 선택이며 잘한 선택을 했다고 본다”며 “국회의원도 두 번 한 86세대의 상징이자 정치적인 무게도 가장 많이 나가는 분인데 큰 결단을 했다”고 평가했다. 종로 출마설과 관련해 현 지역구 의원인 정세균 의원과의 교통정리가 안돼 서운한 마음에 결단한 것이 아니냐는 말에는 “너무 비하하는 것”이라 답했다.

이 의원은 “임 전 실장같은 분이라면 (제도 정치의)바깥에서 얼마든지 시민과 호흡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길을 열어볼 수 있고 통일 운동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적으로 새로운 동력이 만들어지면 또 다른 역할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의 형태와 길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산파의 역할을 86세대가 해야하는게 아니냐”라며 “86세대의 마지막 정치 미션은 새로운 세대가 대거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임 전 실장이 던진 것”이라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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