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위상 추락한 대형마트 잇단 갑질 철퇴
[전문가칼럼] 위상 추락한 대형마트 잇단 갑질 철퇴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12.0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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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대형마트는 한 때 유통 채널의 선두 주자였다. 모든 제조사와 수입업체의 제품들이 가장 먼저 대형마트에 출시되던 때가 있었다. 대형마트에 입점하여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여러 보증을 받는 증표였다. 아무 업체나 거래할 수 없었고, 입점만 하면 돈을 많이 벌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대형마트 담당 바이어의 위상도 꽤 높았다. 얼굴 한 번 보려면 하루 종일 기다려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때가 있었다. 바이어가 상품을 선정해주어서 납품하기만 하면 그냥 돈이 되었다. 상품을 넣고 빼는 권한을 가진 바이어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고 협력업체들이 애쓰던 시절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팔기 때문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굳이 가격 비교할 필요가 없었다.

세월이 지나고 온라인 유통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대형마트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발걸음이 뜸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었고 그러면서 대형마트도 이익이 줄어들었고 덩달아 협력업체들도 손해를 보는 일이 생겼다. 더 이상 바이어들의 권한을 맹신하지 않았다. 바이어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했다가는 손해 보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제품의 원가나 판매가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과거처럼 협력업체들이 큰 이익을 보기 어려워졌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대형마트의 갑질, 무리한 요구를 감당할 수도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아 했다. 그러면서 각종 부조리, 불공정한 행위들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초특가 가격을 더 이상 협력업체의 팔을 비틀어서 만들 수 없게 되었다. 또 과거에 해왔던 횡포들이 이제 하나 둘씩 처벌 받는다.

대형마트 상품 진열에 협력업체 직원을 동원하거나, 제품 판매 부진의 손해를 부담지우거나, 과도한 증정품 요구 등 갑질의 사례는 적지 않다. 이제는 그러한 과거의 나쁜 관행들을 떨쳐야 한다. 안 그래도 대형마트의 내점 고객들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미지까지 나빠지면 대형마트와 협력업체에게 좋은 일이 못 된다. 서로 좋은 상품을 적당한 마진에 판매하여 협력업체들의 이익도 보전하고 대형 마트도 같이 이익을 내는 구조로 변해야 한다. 이제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같이 살 길을 모색해야 된다. 한쪽의 희생만으로 오래 갈 수 없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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