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빨간불 ‘이사회 중심경영’ 흔들...노조와해 혐의 삼성2인자 이상훈 의장 구속
삼성전자 빨간불 ‘이사회 중심경영’ 흔들...노조와해 혐의 삼성2인자 이상훈 의장 구속
  • 최진경 기자
  • 승인 2019.12.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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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 노조와해 혐의 이상훈 의장 법정구속…전·현직 임직원 26명 유죄
전현직 임원 대거 유죄판결에 삼성 충격...'무노조 경영' 변화 불가피한 상황
노조와해 혐의로 17일 전격 법정구속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TV조선 화면 캡처)
노조와해 혐의로 17일 전격 법정구속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TV조선 화면 캡처)

[이슈인팩트 최진경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그룹 이상훈 의장 외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1심 법원이 대거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상훈 의장은 재판중 전격 법정구속됐다. 삼성은 이 의장 외 이사회 전혁직 임직원 26명의 유죄 선고로 앞서 공표한 ‘이사회 중심 경영’에 힘이 빠지게 됐다. 이와함께 삼성이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해온 '무조조 경영'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는 17일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노조 와해 작업을 한 혐의로 기소된 사실상 ‘삼성 2인자’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강 부사장은 앞서 에버랜드 노조와해 의혹 사건으로도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외에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박용기 삼성전자 부회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 등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또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징역 1년 2개월),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징역 1년),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징역 1년 6개월) 등 전·현직 임직원들도 이날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삼성전자의 노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노무사와 노사협상 등에 개입한 전직 정보경찰 등 두 명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이들은 2013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설립 움직임을 와해시키기 위한 이른바 ‘그린화’ 전략을 세우고 종합 상황실을 꾸려 임금 삭감이나 차별 대우, 표적 감사 등 탄압 행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바 있다.

재판부는 “미래전략실에서 하달돼 각 계열사와 자회사로 배포된 연도별 그룹 노사전략 문건과 각종 보고자료 등 노조 와해·고사 전략을 표방하고 구체적 방법을 기재한 문건의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며 “이 문건들을 굳이 해석할 필요 없이 그자체로 범행의 모의와 실행, 공모까지 인정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이를 실무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것일 뿐 고위층에보고되거나 실제 시행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미래전략실 강경훈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상훈에 이르기까지 노조 와해·고사 전략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를 사실상 자신의 하부조직처럼 운영했고, 수리기사들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가 노조 세력의 약화를 위해 지배개입을 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기소한 삼성그룹 및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등 32명 중 26명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그중 7명을 법정 구속했다.

한편 재판부의 이번 충격적인 판결에 삼성전자는 충격에 휩싸인책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사회는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이어받아 전문 경영인을 견제하고 중요 투자를 결정하는 등 삼성전자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 역할수행을 준비해오던 터라 이번 판결로 경영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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