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배달의 민족’ 매각에 쏟아지는 불편한 시선들
[전문가칼럼] ‘배달의 민족’ 매각에 쏟아지는 불편한 시선들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12.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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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국내 1위 배달앱이 12월에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에 매각됐다. 2019년 유통 업계의 가장 큰 이슈였다. 점유율이 90~95%에 달하는 거대 독점 기업이 탄생하게 돼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김봉진 대표는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사업을 아시아 전체로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독일 기업은 한국 국내 시장을 거의 다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김봉진 대표는 분명 보통 사람이 아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 했고 또 엄청난 돈을 받고 기업을 팔았다. 속된 말로 거부(巨富)가 된 거다.

합병 소식에 많은 이들은 한국 배달 시장의 독점 폐해를 걱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어 합병을 승인 할 듯하다. 영세 상인들은 목소리를 낼 힘이 없어 수수료 인상 등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다. 이미 영세 상인들은 그 배달 앱에 종속되어 이제 배달앱이 없으면 매출이 급감해 가게 유지가 어려워질 정도이다. 배달 앱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합병된 거대 기업은 강해진 영향력을 무기로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비용을 전가 시킬 것이다.

독일계 기업은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면서 4.5조의 돈을 지불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 부담한 돈 만큼을 어딘가에서는 뽑아 내야 한다. 그게 기업의 목적이다. 수수료를 지금 이 대로 둘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김봉진 대표는 수수료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 했지만 그걸 믿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비용을 영세업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방법은 엄청나게 많다.

20 30대 1인 가구들은 전화로 배달을 시키는 게 불편하다. 앱으로 말 없이 클릭 몇 번으로 주문할 수 있어 배달앱을 선호한다. 몇 번만 주문하면 너무 편해서 배달 플랫폼 앱 없이는 생활할 수가 없을 정도 였다. 비대면 주문의 편리함에 알려지지 않았고 배달이 안 돼던 동네 맛집들을 집에서도 맛 볼 수 있다는 홍보에 사람들이 적응되어 버렸다. 이제는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고 배달시키는 게 더 어색해졌다. 그런 습관을 들인 것이 배달의 민족의 노하우였다. 애국심에 호소하여 국민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기도 했다. 영세 상인들을 돕는다는 이미지도 있었다.

외국계 기업에 기업을 판 배달의 민족 대표는 큰 돈을 얻고 자신의 사업 영역을 넓히는 이득을 얻었을지 모르지만, 소상공인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독일계 외국 기업에게 한국 배달 시장은 어떤 곳이 될까. 자신들이 들인 돈 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야 되는 곳이다. 그들이 가진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하여 수익을 만들어 낼 것이다. 국제화된 시대에, 외국계 기업이 한국 국내 시장에서 정의롭고 공정한 게임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게 좋다. 그 보다는 공정위가 제대로 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압박하는 게 더 필요할 것이다. 이래저래 소상공인들만 힘들어 질것 같다. 이런 생각이 기우가 되기를 기대 해 본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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