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소확행] 김밥집도 울고 갈 가정식 김밥
[이것이 소확행] 김밥집도 울고 갈 가정식 김밥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0.01.11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에도 소소하고 담백한 일상이 주는 즐거움은 쭉~
집에서 만들어 먹는 김밥 한 줄에도 일상의 즐거움은 녹아 있다.(사진=이슈인팩트)
집에서 만들어 먹는 김밥 한 줄에도 소소한 기쁨은 녹아들어 있다.(사진=이슈인팩트)

[이슈인팩트 이완재 기자] 토요일 아침, 아침 겸 점심 브런치로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우리 부부는 가끔 휴일 아침이면 이렇게 뚝딱 가정식 김밥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 맛이나 건강 면에서 결코 시중 김밥집의 그것에 떨어지지 않으니 만족감은 최고다.

약간의 품만 팔면 의외로 김밥 만들기는 쉽다. 쉬는 날이라 곤히 자고 있는 아내를 깨우지 않고 홀로 김밥 만들 준비를 한다. 포인트는 냉장고 안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일명 '냉장고 파먹기'다.

우선 압력솥에 쌀을 안쳐 밥을 짓는다. 건강을 위해 쌀에 잡곡을 섞어 잡곡밥으로 준비한다. 이때 평소 밥물보다 물을 적게 잡아 살짝 된밥으로 짓는다. 그래야 김밥이 질지 않아 김에 잘 말리고 밥알 씹는 맛도 느껴져 식감이 좋다. 동시에 냉장고에서 계란 세 개를 꺼내 얇게 계란부침을 부쳐낸다. 또 냉동실에 얼려 둔 어묵도 꺼내 해동 후 역시 후라이팬에 살짝 부쳐낸다. 지난 명절 선물로 받았던 스팸 한 통도 적당한 크기로 깍둑 썰어 부쳐낸다. 콩나물이나 시금치가 있었다면 채소 대용 색깔내기로 금상첨화인데 아쉽게도 없다. 대신 며칠 전 아내가 볶아 둔 묵은김치를 꺼냈다. 또 지난 번 김밥집에서 딸려온 남은 단무지 몇 개까지...

김밥을 말 재료는 충분하다. 김밥만 먹다보면 목이 메일 것을 염려해 계란국도 준비한다. 계란국은 찢어놓은 북어포 몇 개 넣고 육수를 낸 후 계란 두개 풀어 젓가락으로 휘휘 젓고 대파 송송 썰어 투하한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니 맛이 제법이다.

부부가 합심해 만든 소박하지만 단출한 휴일 아침밥상(사진=이슈인팩트)
부부가 합심해 만든 소박하지만 단출한 휴일 아침밥상(사진=이슈인팩트)

압력솥 밥이 다 돼 가장 중요한 김밥의 메인인 밥을 준비한다. 뜸을 들여 적당히 고슬고슬한 밥에 참기름을 넉넉히 넣고 주걱으로 저어준다. 미리 가루로 빻아놓은 굵은 천일염 소금을 넣고 비닐장갑 끼고 간이 고루 배도록 섞어준다. 김밥 말 모든 준비 끝이다.

잠 자는 아내를 깨우고 밥 맛 돌도록 입 안을 헹구게 한다. 김밥을 말 대나무 김발과 김밥 썰 도마와 칼도 준비해 놓았다. 본격적으로 김밥 말기 시작~~ 아내는 내가 준비해놓은 재료를 넉넉히 집어넣고 두툼하게 김밥을 척척 만다. 다시 나는 그걸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예쁘게 접시에 담는다. 김밥은 만들면서 즉석에서 몇 개씩 집어먹는 맛이 또 꿀맛이다. 그렇게 만드는 과정에서 한 줄은 사라진다.

부부가 합심해 만든 오늘 김밥도 대 성공이다. 둘 다 만들면서 먹으면서 연신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묵은지를 집어넣은 게 신의 한 수가 된 듯 맛이 출중했다. 이름하여 가정식 묵은지김밥 되시겠다. 부부는 우쭐해져 나중에 먹고살기 힘들면 김밥집 차려 장사하면 대박 나겠다고 너스레도 떨어본다.

김밥 한 줄로 행복한 아침 한 끼 성찬을 즐겼다. 만족스럽고 감사한 하루의 시작이다. 크게 화려할 것 없는 작지만 담백한 즐거움의 일상... 2020년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계속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