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습격, 그리고 불신의 시대
[기자수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습격, 그리고 불신의 시대
  • 이준 기자
  • 승인 2020.02.06 1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고 이미지=연합뉴스TV 캡처
참고 이미지=연합뉴스TV 캡처

[이슈인팩트 이준 기자] 신종 코로나 발병으로 일상풍경이 꽤나 바뀌었다. 출근길 너 나 없이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 됐다. 한 동료 후배는 마스크 착용이 귀찮고 불편해, 하지 않았더니 지하철 내 다른 승객들이 쬐려보더라며 테러 수준이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또 다른 지인은 평소 목욕을 꽤나 즐겨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자 대중목욕탕 출입을 멈췄다고 증언한다. 목욕탕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엔 아예 가지 않고 집안에만 머물고 있단다.

중국 우환에서 시작 돼 우환폐렴으로도 불리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위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이 병으로 500여명이 넘게 사망했다. 발병 확진자만도 곧 3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전염병인 사스, 메르스 보다도 더 심각한 전염속도와 사망률이다. 국내 확진환자도 벌써 23명이나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전 세계에 공중보건위생상태 비상을 선포했다.

앞으로 이 병이 얼마나 더 확산하고, 퇴치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장담을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병의 확실한 치료제와 예방법마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 병의 치료제 개발까지는 최소 1~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저 최소한의 예방이라고는 외출 후 손을 잘 씻고, 사람 많은 곳은 피하라는 것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에 하릴없이 노출돼 있다. 전염병 창궐이 가져온 불신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정부가 주도하는 예방방역에 불안감은 물론 마스크 사재기까지 일어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매점매석 발각 시 최고 2년의 징역형이라는 엄벌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전염병이 창궐하면 누구나 죽음의 공포 앞에 노출되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러나 인류 태동 이래 흑사병,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 그 어떤 전염병도 결국엔 인간의 힘 앞에 무릎 꿇었다. 지금은 코로나 재앙으로 유례없는 위기지만 이런 때일수록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고 냉정한 대처와 위기 탈출에 힘을 합쳐야 한다. 인간의 의지로 퇴치 못할 질병은 없다는 확고한 희망만이 이 불신의 시대를 벗는 유일한 답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