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공정위 간부, ‘황제 취업청탁’ 검은 커넥션
현대차-공정위 간부, ‘황제 취업청탁’ 검은 커넥션
  • 원용균 기자
  • 승인 2018.08.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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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현 전 부위원장 딸 현대차그룹 일사천리 합격...권력에 결탁한 현대차

[이슈인팩트=원용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전현직 고위 간부들의 부당한 권력형 횡포로 대기업으로의 재취업이 조직적이고 방대한 점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른바 경제검찰이라는 공정위의 권력형 횡포에 결탁한 기업들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공론화되며 해당 연루기업들이 줄줄이 그 뒷거래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는 국내 굴지의 자동차 업체 현대자동차 그룹과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간 검은 취업청탁이 공개돼 수백만 청년실업자와 여론의 분노를 사고 있다.

22일 한겨레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받은 김학현(61·구속기소) 전 공정위 부위원장의 뇌물수수 혐의 공소장을 바탕으로 김 전 부위원장과 현대차 그룹의 취업청탁 검은 거래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 전 부위원장은 2016년 9월1일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 안건희(61) 대표를 만나 자신의 딸 개인적인 취업청탁을 은밀하게 제안한다. 사실상 기업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경제검찰 공정위 권력 제2인자의 취업청탁을 위한 미팅에 현대차로서는 무턱대고 거절할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거기에 현대차 그룹도 모종의 특혜를 위한 자리가 될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정황이 읽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부위원장은 “내 딸이 곧 영국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는데 취직 때문에 걱정이다. 이노션이 좋은 회사라고 그러던데 이노션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로 채용을 부탁한다. 당시 검찰은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 지분이 29.99%(2016년 기준)인 ㈜이노션이 공정위로부터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회사’로 지정돼 집중적으로 관리되던 사실을 알고 수사대상에 올려놓은 상황이었다. 이 대목에서 이노션 역시 공정위로부터의 우호적인 조치를 기대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후 김 부위원장의 딸은 일사천리로 현대차 그룹사에 당당히 합격한다. 지원부터 최종면접까지 타 지원자들에게 성적이 뒤지는 데도 1위 점수를 받고 합격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딸로인해 부당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청년취업 희망자는 무려 166명이나 됐다. 167대 1이라는 높은 취업관문을 아버지가 공정위의 고위 간부라는 권력의 배경에 힘 입어 그의 딸이 합격한 셈이다. 나머지 지원자 166명은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현대차와 김 부위원장간 검은 거래는 사실상 뇌물수수 혐의에 해당한다는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한편 이번에 현대차에 자신의 딸을 부당청탁해 합격시킨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대기업에 공정위 간부들을 채용하라고 압박한 김 전 부위원장을 비롯해 정재찬(62)·노대래(62)·김동수(63) 전 공정위원장, 신영선(57) 전 부위원장, 한철수(61) 전 사무처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해당 공정위 전 고위 간부들의 형사처벌이 속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공범인 현대차에 대한 사법적 처리도 쌍벌죄에 해담됨으로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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