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수의 맛있는 골프] 한국 여성골퍼 경단녀 문제, 해법은 LPGA
[최양수의 맛있는 골프] 한국 여성골퍼 경단녀 문제, 해법은 LPGA
  • 최양수 기자
  • 승인 2018.08.24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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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생활 은퇴’ 경력 단절…LPGA는 아이돌봄 시스템으로 ‘베이비붐’
사진출처=박은수 프로골퍼 SNS
중국 C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골프선수 박은수와 캐디로 함께한 남편 김승순. (오른쪽) 골프선수 박은수가 SNS을 통해 임신 사실을 알렸다. 사진 출처=박은수 인스타그램

[이슈인팩트=최양수 골프.문화 전문기자]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있다. 이미 2018년 1월에서부터 3월까지 출생아 수가 8만9600명으로 1분기 합계출산율 역시 1.07명으로 줄어들었다. 통상 1분기가 아기가 가장 많이 태어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출산율이 1명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아기를 안 낳는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대한민국을 보면 경제적, 사회적인 이유로 아이를 안 낳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의 골프계를 보면 현재 여자프로골프대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의 나이를 살펴보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미 20대 중반이 넘어가면 노땅취급을 받게 된다.

그래서인지 엄마골퍼들이 골프선수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지난 2003년 야구 선수 손혁(45·SK와이번스)과 결혼한 한희원(40·은퇴)은 당시 US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뛰는 유일한 유부녀였다. 그래서 언론은 그녀를 ‘주부골퍼’, ‘엄마골퍼’라 불렀다. ‘필드 위의 진주’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홍진주(35·대방건설)도 ‘엄마골퍼’에 이름을 올렸고, 2003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으로 골프계의 ‘얼짱 신드롬’을 일으켰던 1대 얼짱 골퍼 안시현(34·골든블루)이 필드에 복귀하면서 ‘엄마골퍼’ 대열에 합류했다.

‘엄마골퍼’가 드문 한국골프계에 새로운 엄마골퍼의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출신의 ‘장타자’ 골프선수 박은수(29·알티잔골프)가 SNS를 통해 임신 소식을 알리며 ‘예비엄마골퍼’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박은수는 김승순 씨와 3년간의 열애를 끝에 2016년 화촉을 밝혔고, 현재 태명을 ‘짱아’로 짓고 태교에 전념하고 있는 중이다.

‘예비엄마골퍼’인 박은수는 ‘골프 가족’으로 알려져 있다. 박은수의 오빠인 박은철(32·플렉스파워)과 남동생 박은비(26·플렉스파워) 역시 골프 프로로 활약하며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삼남매프로골퍼’로 이름을 알려졌다.

박은수는 중국 차이나 투어와 함께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2부 투어인 드림투어와 3부 투어인 점프투어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KLPGA 정회원에 입회하고 1부 투어 시드권을 획득하는 등 활발히 투어 활동하고 있는 골프선수이다. ‘KLPGA 2015 킹스데일GC 점프투어 with SBS 1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2015-16 롯데렌터카 WGTOUR 윈터 4차 대회’에서 첫 스크린공식대회를 출전해 ‘1872더치커피 루키상’을 받은 바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골프계는 ‘엄마골퍼’가 희귀한가? 한국에서는 여자골프선수들의 짧은 선수생활로 인하여 임신 이후에 육아문제로 선수생활을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고 있으며, 한국골프의 국가경쟁력 저하에 대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엄마골퍼들이 안심하고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있는가. 이 점은 LPGA에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LPGA는 아이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몇몇 LPGA투어 선수들은 이맘때 쯤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골프 클럽을 선물하기도 한다.

올해는 조금 더 특별한 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베이비 붐’이라고 불릴만큼 LPGA 투어 내에 아이들 소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제리나 필러와 남편인 마틴 필러는 아들인 AJ가 그들에게 온 것을 자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시드니 마이클스가 그녀의 첫 아이인 딸 아이슬라(Isla)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근 몇 개월 동안 다른 몇몇 선수들이 임신 사실을 알렸다. 그 중에는 전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 선수인 스테이시 루이스와 LPGA 투어에서 15승을 거둔 베테랑인 전 세계여자골프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이 있었다.

수잔은 올초 임신 사실을 알리며 투어 활동을 중단했고, 2018년 8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림에 ‘마침내 기다림이 끝났다! 우리의 작은 왕자가 태어났다’는 글을 올렸다. 페테르센은 지난 8월 8일 첫 아들을 순산했다. 페테르센은 글과 함께 남편 크리스티안 데이비드, 아이와 함께 행복에 빠진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가족은 내게 무척 중요합니다. 내가 출전하는 어떤 골프 대회보다도 더 중요하죠. 골프 코스에 있을 때도 조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만 코스 밖에서는 우리가 우리 가족을 위해 뭘 해야하는지를 항상 생각해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출산을 한 Sydnee Michaels(오른쪽). 사진 제공=LPGA
올해 출산을 한 Sydnee Michaels(오른쪽). 사진 제공=LPGA

LPGA 투어의 모성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LPGA는 1993년부터 아이돌봄 및 교육 제공자인 Bright Horizon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시 약 47명의 어린이들이 계절에 따라 보육원을 방문했지만 최근에는 3~6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임신 증가 소식으로 보육 센터는 다시 한 번 바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어의 보육 프로그램 책임자인 바딘 메이(Bardine May)는 “아이들이 다시 많아진다면 정말 좋을 거예요. 제가 2003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에게는 27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있었죠”라며 앞으로의 아이들에 기대감을 표했다.

메이는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LPGA 투어 이벤트에서 아이를 둔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동안 그들의 자녀를 돌보고 있다.

“이 보육 센터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엄마가 일하는 동안 자녀를 걱정할 필요가 없도록 해주고 싶어요. 엄마들은 맡겨둔 아이들이 안전하게 잘 지낸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야 하죠”

시드니 마이클스와 제리나 필러와 같은 새로운 엄마와 스테이시 루이스와 수잔 페테르센 같은 예비 엄마들은 신생아를 돌보는데 잠시 시간을 보낸 후에 투어로 복귀할 예정이다. 복귀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보육 센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LPGA 투어에는 이들 외에도 아이들의 보육에 도움이 필요한 다른 엄마들도 있다. 투어 20승의 베테랑이자 아들 메이슨(Mason)을 둔 크리스티 커, 그리고 둘째를 기대하고 있는 카린 이셰르가 대표적이다.

딸인 롤라(Lola)를 둔 카린 이셰르는 골프 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운이 좋게도 LPGA 투어에서 보육 시설을 운영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를 하는 동안 모든 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둘 수 있어요. 경기장을 벗어나서는 롤라의 두 선생님이 준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내가 아직까지 선수로서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든든한 뒷받침이 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어머니의 날에 카린 이셰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둘째의 초음파 사진을 올리면서 ‘곧 엄마가 되어 기쁨이 두배!! 어머니의 날을 축하해요!! #LPGA, 부대에 한명을 더 추가하겠네요!’라며 임신 소식을 알렸다.

바딘 메이는 “LPGA는 훌륭하게 잘 해왔어요. 이 보육 시설은 엄마들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는 훌륭한 서비스이며, 덕분에 가족을 갖기 위해 직업을 포기할 필요가 없죠”라고 말했다.

또 “선수로서의 경력을 이어갈 수 있고, 가족을 만들 수도 있으며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톱클래스 선수로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들은 엄마로 돌아갑니다. 아이들은 그들의 어머니의 성적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가 없죠. 이 점이 좋다고 생각해요”라고 보육 시설의 의미를 설명했다.

LPGA의 아이돌봄 및 교육 제공으로 ‘엄마골퍼’들이 안심하고 투어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을 확인했듯이 이제 한국골프계에서도 아이돌봄 및 교육 제공에 대한 부분은 신중히 고민해볼 일이다.

 

▷최양수 (시인 겸 사진작가.골프전문기자, plus-water@hanmail.net)

- 前 골프저널.골프타임즈 취재기자

- 前 한국아마추어골프협회 기자단장

- 前 대한직장인체육회 홍보실장

- 前 아시아골프연맹 사무처장

- 前 레미컴미디어렙그룹 대표 / <레미컴미디어>, <에브리골프>, <코리아경영매거진>, <레미컴TV> 등 온라인 미디어&플랫폼 운영

- 現 미국 MediciPress ART GALLERY 소속 아티스트

- 現 한국시인협회 회원

- 現 이슈인팩트 골프전문 및 문화기자

- 現 이슈인팩트 골프 및 문화 담당기자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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