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재의 촌철직언]함승희·윤재승, 서울대법대·검사·갑질까지 ‘닮은꼴’ 인생
[이완재의 촌철직언]함승희·윤재승, 서울대법대·검사·갑질까지 ‘닮은꼴’ 인생
  • 이완재 기자
  • 승인 2018.08.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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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코스 밟아온 두 사람 도덕성과 리더십은 낙제점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왼쪽)과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왼쪽)과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이슈인팩트 칼럼]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과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나란히 포털 실검 이슈 인물로 이름을 올려 화제다. 이들과 밀접한 관계인 '대웅제약'과 '포럼오래'라는 조직도 나란히 실검 상위에 올랐다. 두 사람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27일 경향신문은 함승희 강원랜드 전 대표이사의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적 이용을 고발하며 함 전 대표의 부도덕성을 알렸다. 함승희 전 강원랜드 대표가 재직 당시 총 636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이중 314건이 ‘포럼오래’ 사무국장으로 있는 손모(38)씨의 거주지 일원에서 사용됐다고 보도한 것. 여기서 손 모씨는 내연녀인지, 단순한 교제 파트너인지 확인되진 않으나 미루어 충분히 짐작은 가능해진다.

‘포럼오래’는 함 전 대표가 지난 2008년에 만든 연구단체로 현재 이사장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의혹을 함 전 대표 본인은 부인하고 있으나, 청와대 게시판에는 공기업 법인카드 사용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함 전 대표는 서울 양정고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지난 1980년 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를 거쳐 법무법인 대륙의 대표변호사를 지냈다. 검사 재직 시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1990년대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맡으며 유명세를 탔다.

2000년에는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16대 국회의원에 당선 돼 정치권에 발을 디뎠고, 2007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탈당 후 박근혜 클린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치적으로도 변절을 거쳐 온 인물이다.

이듬해 2008년 4월 총선에서 친박연대 공천심사위원장과 최고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이후 강원랜드 사장으로 취임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임기 말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이 터지면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해 강원랜드 대규모 불법 채용사태가 터지기 전 그를 만나 인터뷰 했던 언론계 한 선배는 그를 몹시 청렴한 공직자로 칭찬했다. 자신이 출입기자 시절 만났을 젊은 검사 시절 함 씨의 청빈하고 강직했던 때를 회고하는 듯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거기까지였다. 이후 권력의 언저리를 맴돌며 달콤함을 맛본 자의 청렴과 정의로움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었다.

같은 날 제약계 6위 업체인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의 욕설폭언 파문도 터져나왔다. YTN보도에 공개된 윤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도를 넘어서는 원색적인 육두문자와 욕설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직원들을 향해 “정신병자 XX”, “이XX야”, “미친X”, “미친X이랑 일하는거 같아” 등 차마 한 그룹의 오너로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폭언과 욕설을 직원에게 퍼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그것은 상습적이었고, 그 정도가 심해 살인충동까지 느껴야 했다니 갑질의 도를 짐작케 한다.

사실 제약계 및 언론계에서는 윤 회장의 비상식적인 폭언이 오래 전부터 회자 됐다. 일부 언론은 윤 회장의 갑질폭언을 보도하기도 했었다. 이번에 녹취록이 전격 공개되자 수년간 지속돼온 만행에 가까운 갑질 폭언이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자신의 폭언논란이 확산되자 윤 회장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3남이다. 윤 회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시절인 1984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1989년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원 검사에 임용돼 6년의 검사생활을 마쳤다. 이후 1995년 대웅제약에 부사장으로 입사해 가업을 이었으나 스스로 자충수를 둬 경영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함승희와 윤재승. 이들은 공교롭게도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이자, 사법고시 패스 후 검사까지 지낸 닮은꼴 인생이다. 이후 한 사람은 공기업 CEO로 또 다른 사람은 선친의 기업을 물려받아 CEO가 됐지만 권력 남용과 오용으로 인생 추락의 위기를 맞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두 사람에게 신은 높은 도덕성과 리더십이라는 품성까지는 주지 않은 모양이다. 아니면 그들 스스로 자질을 키우는데 게을렀거나 거부했을지도. 여하튼 세상은 공평하다.

<이슈인팩트 발행인·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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