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긴급진단]이수역 폭행 사건 본질 외면, 성 대결 왜곡 확산
[핫이슈 긴급진단]이수역 폭행 사건 본질 외면, 성 대결 왜곡 확산
  • 이완재 기자
  • 승인 2018.11.16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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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30만 넘어서며 사회이슈 급부상...‘여혐vs남혐' 시대상 단면
유튜브에 공개된 이수역 주점 목격자 영상의 한 장면(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공개된 이수역 주점 목격자 영상의 한 장면(유튜브 캡처)

[이슈인팩트=이완재.최진경 기자] 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이 근본적인 원인규명에서 벗어나 남녀 성(性) 대결 구도로 왜곡확산하며 이상현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수역에 위치한 한 술집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청원글이 잇따라 올라, 30만명 이상이 합류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폭행 사건으로 그칠뻔 했던 이 사건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며 빅이슈로 확산된 부분이 있다며 다변화된 오늘날 우리 사회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이수역 인근 주점 남녀 쌍방폭행 사건...핫이슈 논란 가열

‘이수역 폭행사건’은 지난 13일 오전 4시쯤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A씨(23) 등 남성 3명과 B씨(23) 등 여성 2명이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된 사건이다. 사건 직후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SNS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확산됐고, 반박글과 사건 당일 현장으로 추정되는 동영상도 인터넷에서 퍼지며 사회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주요 포털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뜨겁게 가열되고 있는 이수역 폭행사건은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급속히 논란이 가속 되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건의 원인 제공이 ‘누구인가?’, ‘누가 폭행의 주요 행위자인가’ 같은 근본적인 문제 접근방식이 아닌 감정에 가까운 남녀 성 대결구도로 사건이 왜곡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특히 온라인에서는 이 사건을 ‘여성 혐오’ 혹은 ‘남성 혐오’로 몰아가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각각 여성과 남성의 혐오를 뜻하는. ‘메갈’ ‘한남’이라는 용어가 동원되며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곳저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민청원의 성격도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주로 여혐 범죄라는 주장을 담은 여성 측 국민 청원에 맞불을 놓는 남성 청원인의 청원글도 잇따로 올라오고 있다. ‘남성을 성희롱한 여성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글이 그 증거다.

# 논란확산속 남녀 성 대결 확전...동작서, “여성 측 먼저 손으로 쳐”

논란의 확산 속에 16일 이 사건의 관할 경찰서인 서울 동작경찰서는 남성과 여성 일행의 마찰에서 비롯된 '이수역 폭행사건'을 여성 한 명이 남성 한 명의 손을 치면서 몸싸움이 시작됐다고 밝혀 주목된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아직 입건된 당사자들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주점 내부 폐쇄회로(CC) TV와 목격자인 주점 업주의 진술 등을 토대로 밝힌다는 점을 전제로 ‘최초의 신체접촉은 여성 측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가방을 잡고 있는 남성 일행 한명의 손을 쳤고, 이를 지켜보던 다른 남성 일행이 이 여성이 쓰고 있는 모자를 쳤다. 여성은 손을 쳤던 남성이 쓰고 있는 모자를 치며 대응했다.

이후 양측의 양측의 밀고당기는 실랑이가 수 분간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여성 측에서 먼저 멱살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이후 여성 측이 머리 쪽에 부상을 당한 상황 등 정확한 폭행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규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입건된 사람들을 모두 조사해 진술을 들어봐야 한다. 이후 주변 CCTV 분석과 함께 서로 찍은 것으로 보이는 휴대폰 동영상 등을 비교해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 사건 시시비비 본질 흐려져...전문가 “타인 존중.배려 실종” 지적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와같은 경찰의 발표를 비롯, cctv 화면 상황과 당시 술집 주인, 목격자들의 증언이 속속 나오며 여론의 분위기는 대체로 여성 쪽의 잘못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이수역 폭행 사건 이후 문제의 술집에 대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대체로 여성 측 편에 선 이들은 술집을 불매해야 한다고 했고, 남성 측에 선 쪽은 술집을 응원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해 연예인들의 잇단 동조 내지는 비판이 담긴 SNS 글도 쏟아지며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를 지낸 이인권 문화커뮤니케이터는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우리사회에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남녀 대결구도가 남성혐오와 여성혐오라는 성 대결 양상으로 왜곡진화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초고속 SNS 시대를 맞아 사건의 공론화를 더욱 부추겼으며, 우리 사회 현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감정이 더욱 매말라가고 이성보다는 감정이 지배되는 사회가 될수록 인간성 상실이 우려된다며”며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나 보다는 타인을 더 배려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이 필요한 시대”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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