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톺아보기]황교익의 '백종원 때리기' 정당한가
[이슈 톺아보기]황교익의 '백종원 때리기' 정당한가
  • 이완재 기자
  • 승인 2018.12.14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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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황 공격에 반박 격앙vs 황 “백종원 비판 평론가 본분”
“두 사람만의 소모적 논쟁 대중은 원치 않는다”
참고사진=SBS.TV N 캡처
참고사진=SBS.TV N 캡처

[이슈인팩트 이완재 기자] 국내 맛 칼럼니스 1세대로 분류되는 황교익씨가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 백종원에 대한 잇단 공격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황 씨의 백종원을 향한 논쟁적 ‘딴지 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수 차례 반복되는 일로 사회적 논란으로 확전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황 씨의 백씨에 대한 공격의 배경과 정당성, 명분은 합당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때마침 자신을 향해 ‘설탕문제’등 음식조리법등에 대한 수위 높은 지적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백종원씨도 한 매체를 통해 공식 반박에 나서며 두 사람간 관계가 격앙되는 분위기다.

◇ 황교익 ‘백종원 레시피.백종원 팬덤’ 쓴 소리 일갈

황교익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단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평상시 음식에서 단맛을 빼야 한다. 음식의 쾌락을 제대로 즐기려면 백종원의 레시피를 버려야 한다”고 백종원을 겨냥해 일침을 가했다. 이어 “백종원이 TV에서 가르쳐주는 레피시를 따라 해봤자,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손이 달라서가 아니라 MSG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종원이 MSG를 넣는 장면은 TV에 나오지 않지만, 백종원의 책만 봐도 MSG를 듬뿍 넣는다. 백종원의 요리 레피시가 완성되려면 MSG 넣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방송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녹화 때 백종원은 MSG를 다 넣는다고 하더라. 제작진이 편집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평론가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막걸리 테스트에 대해서도 “방송에서는 백종원이 다 맞힌 것처럼 편집됐다. 내 지적 이후 나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이 모든 일이 ‘백종원 팬덤’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침묵 깬 백종원 “황, ‘현재의 백종원 보지 않았다’”

이같은 황교익의 저격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백종원이 최근 입을 열었다. 백종원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향해 막말을 서슴지 않은 황교익씨에 관해 “맞대응하지 않겠다”며 직접적인 싸움을 피해갔다. 그러나 이미 황 씨의 수차례 자신을 향한 태클에 묵묵부답해온 그가 이번엔 제법 공격적인 반발로 맞대응해 주목된다.

백씨는 “황교익 평론가에 대해서는 글로만 안다. 음식과 관련해 좋은 글을 많이 썼던 분이다. 그래서 한 음식 프로그램 PD에게도 ‘내가 좋아하는 분’ ‘존경하는 분’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며 “좋은 글을 많이 쓰는 음식 평론가인 줄 알았는데 그 펜대 방향이 내게 올 줄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백종원’은 보지 않고 예전 (설탕 과다 사용 이슈를 불러 일으킨)한 방송 프로그램 재방송만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말하며 “막걸리 테스트를 할 때도 황 평론가는 조작이라고 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작 방송이라고 들은 제작진도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정도”라고 토로했다.

최근에 황교익씨가 싸움을 걸어온 설탕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는 “방송에서(편집이나 그래픽 등으로)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음식에서 설탕은 조심해야 한다. ‘집밥 백선생’에서 된장찌개를 끓일 때 설탕을 넣은 것은 시골집에서 가져온 된장이 텁텁해 설탕을 조금 쓴 것이지 편집이 잘못돼 설탕을 많이 넣은 것으로 나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교익이 지적한 고당 우려에 대해선 “저당화 정책을 우선하려면 탄산음료를 못 먹게 해야 한다”며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설탕은 음식에 비하면 매우 많다. 저당뿐 아니라 저염 식단도 중요하다. 짜고 매운 음식을 즐기는 문화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식 평론가 황교익씨가 백종원의 과다 설탕 사용과 요리레시피등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공개 비판하고 있다. (사진출처=황교안 유뷰트)
음식 평론가 황교익씨가 백종원의 과다 설탕 사용과 요리레시피등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비판했다. (사진=황교안 유뷰트)

◇ 황, 백종원 반박에 재반박 “평론가로서 백씨 쓴 소리 계속할 것”

백종원 인터뷰와 관련 황교익은 14일 오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한국음식에서의 설탕 문제는 백종원의 방송 등장 이전부터 지적해오던 일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것”이라며 “평론가는 개인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백종원 개인에 대해 관심이 없다. 백종원 방송과 백종원 팬덤 현상에 대해 말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백종원 골목식당 막걸리 조작 방송과 관련하여 질문할 상대는 백종원이 아니다. 내가 골목식당과 관련해 비판한 것은 막걸리 맞히기 설정과 조작된 편집이다. 내가 출연자에 대해 비평한 것은 없다”며 “출연자는 출연자일 뿐 촬영 설정과 편집권이 없다. 백종원이 골목식당의 피디가 아니다. 따라서 막걸리 조작 방송에 대해 백종원은 입장을 낼 위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한 북콘서트에서는 “백종원 씨를 비판하지 말라는 것은 내 직업에 대한 직무를 유기하라는 것이다. 백 선생의 좋은 면에 대해 이야기 할 사람은 많다”며 백 씨에 대한 쓴 소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씨의 입장을 요약해보면 백종원 개인에 대한 사심이 들어가 감정적인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적어도 음식평론가로서 대국민의 잘못된 음식섭취로 비롯되는 건강위협을 지키고, 웬만한 스타 이상으로 방송에서 스타가 돼 버린 ‘백종원 팬덤’ 현상에 대한 대중의 굴절된 시선을 바로잡아 보겠다는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방송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 제작진의 올바른 맛집 선정 및 음식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전달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그 과정에서 백종원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언급돼 있어 백종원 개인을 향한 공격이라는 대중의 불편한 시선은 여전하다. 또 음식평론가로서 본분을 지키겠다는 기본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백종원씨와의 불편한 관계는 당분간 계속될 것임도 읽힌다.

◇ 황교익.백종원 아끼는 팬들 “소모적 논쟁 그만둬야”

한편 황교익씨는 농민신문 기자 출신으로 국내 1세대 맛 칼럼니스트이자 음식평론가로서 대중성을 확보한 인물이다. 전통적인 우리 음식과 서민취향의 대중적인 음식에 대한 조예가 깊어 해박한 지식으로 바탕으로 풀어내는 음식칼럼에 일정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현 문재인 정권을 지지한 진보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회적 이슈나 시사문제에도 일정한 자신만의 의견을 내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SNS등을 통해 보수우익 진영에서 가끔 공격을 받기도 한다. 평소 편안한 서민적 스타일로 자신의 의견을 눈치보지 않고 개진하는 인물로 일정한 자신의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평가다.

백종원씨는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으로 배우 소유진씨의 남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새마을식당 등 서울 요지 곳곳에 자신의 이름이나 정체성을 내건 식음료 체인점을 내 외식사업가로도 성공한 인물이다. 부친은 충남 예산의 교육자이고, 백 씨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학사장교 출신으로 군에서 이례적으로 장교식당을 관리하는 장교로 복무한 특이한 이력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군 부대 식당관리는 부사관들이 맡는 상식을 깬 것이다. 이때부터 음식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지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이며 훗날 성공적인 요식업체의 발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방송에 출연해 여러 음식관련 프로그램과 맛집 탐방 등에 단골 패널로 출연해 대중성을 확보해왔다.

두 사람은 일정 팬들을 확보한 셀럽이자 공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황교익씨의 일방적인 논쟁걸기로 이슈가 되면서 대중의 두 사람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 문제는 ‘두 사람 간 논쟁이 두 사람만의 싸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공인으로서 사회에 일정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서 있는만큼, 다수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보다 생산적인 논쟁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아쉬운 대목이다.

대중에게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사람이 책임 있게 대면해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풀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소아적인 SNS 논쟁을 벗어나 사내끼리 직접 만나 악수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다짐하는 것만큼 값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은 두 사람이 더 이상 볼썽사나운 소모적 논쟁을 끝내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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