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검찰 출석...사법부 71년사 첫 피의자 ‘불명예’
양승태 전 대법원장 검찰 출석...사법부 71년사 첫 피의자 ‘불명예’
  • 윤우란 기자
  • 승인 2019.01.11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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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조 등 시민단체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촉구 시위
o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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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윤우란 기자] 사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대법원장 출신 인물이 피의자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역사는 최초의 일로 헌정사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이날 법원 노조 등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며 강하게 압박했다.

검찰에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의혹과 관련, 40여개 혐의를 받는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30분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 개입, 사법행정 반대 판사에 대한 인사 불이익,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포토라인에 선 양 전 대법원장은 본격적인 검찰 수사에 앞서 “이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라며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우리 법관들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며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마음과 법관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고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며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가 발전하거나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40여개 범죄 혐의 가운데 우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에 관해 반헌법적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혐의,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와 징용소송을 두고 '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날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양 전 대법원장의 대국민 입장 발표에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중당, 금속노조 등으로 구성된 '양승태 사법 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8시 양 대법원장이 조사를 받기로 예정된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양 전 대법원장 검찰 출석 직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사법 농단의 몸통인 양승태를 구속 처벌하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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