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의 시선] 기업은 ‘소프트파워’로 경쟁력을 키워야
[이인권의 시선] 기업은 ‘소프트파워’로 경쟁력을 키워야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03.0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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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문화커뮤니케이터/이슈인팩트 논설주간

[이슈인팩트 이인권 편집위원 겸 논설주간] 새해 들어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자는 ‘애자일’ 경영을 표방하는 기업들은 조직문화의 혁신에 팔을 걷어부쳤다. 그동안에도 조직의 변화를 부르짖어 왔던 기업들은 더욱 박차를 가해 상명하복 문화, 창의적 아이디어 발현 미흡, 경쟁 위주의 소통 부재, 영역 간 파벌주의 지배, 과도한 업무로 인한 개인생활 부족 등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다.

일찍부터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바탕이 되어왔던 ‘싱글 삼성’의 조직문화를 ‘컬러플 삼성’으로 체질을 글로벌화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었다. 한마디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문화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조치다.

그것은 과거의 경영패턴으로 오늘에 이르렀다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문화체계에 부합하는 경영패러다임으로 혁신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엄중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환경 속에서 성장하여 개성이 강한 신진세대들이 기반을 이루는 기업 조직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현대사회의 기업들은 이들의 특성을 감안한 조직관리 및 인력운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규율과 형식에 얽매여왔던 구시대 관리기법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경영자의 철학과 소신만을 고집하게 되면 신세대의 자발적인 참여나 열정, 곧 몰입(flow)을 통한 생산성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현대의 조직문화가 시대적 흐름에 맞춰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거에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일’(job content)을 부여하는가가 우선이었지만 지금은 ‘어떤 환경’(job context)을 만들어 줄 것인가가 중요하게 되었다. 시대는 조직에서 감성적 소통과 공감을 얻지 않고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명령과 복종이 생명인 군대 조직에서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병영에서도 상급자와 부하 간에 대화를 통해 교감이 이루어지고 소통이 되고 있다. 이제 군대의 상사는 부하들의 선배요 멘토의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모이기만 하면 들먹이던 옛 적 군대 무용담은 이젠 과거의 추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그렇다면 일반 조직에서 변화의 필요성은 어떻겠는가? 요즘 그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하는 대기업들의 신규 채용 인력들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잘 적응하지 못해 전직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경영패턴이나 조직문화가 사회의 빠른 문화체계를 수용하지 못해서다. 말하자면 조직의 환경이 신세대의 특성과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대의 문화도 변하는데 기업의 문화는 과거 굴뚝산업 시대의 관료주의적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21세기 지식근로사회에 민첩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이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목적을 심어주지 못하면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회의를 갖게 된다. 그동안 모든 조직마다 구호로는 창조경영과 혁신을 소리 높여 외쳐왔지만 명실상부하게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는 진정한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절실해졌다. 그렇게 변하지 않으면 무한경쟁시대에서 핵심역량을 확보할 수가 없다.

조직에서 갤러리족이라는 말이 있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기보다는 구경꾼처럼 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을 지칭한다. 그런데 직장인들의 32%가 이런 갤러리족에 속한다고 한다. 그것도 조직에서 나이가 많은 그룹보다 연령이 낮은 세대일수록 갤러리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말하자면 조직의 좀비들이다. 조직에서 좀비가 많아서는 안 되겠지만 한창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젊은 세대가 이에 해당된다면 조직의 발전은 기대할 수가 없다.

그런 경우라면 그것은 젊은 세대의 유창성과 유연성이 발휘될 수 있는 조직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서다. 소프트파워, 아니 스마트파워가 중시되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조직문화의 시계는 그대로 과거에 멈춰져 있다는 증거다.

바야흐로 세상의 이치는 유연한 창의적 조직이 승리하게 되어 있다. 이제는 창의성이 중심이 되는 소프트 파워가 경쟁력이 되는 첨예한 사회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천 되느냐에 달려 있다.

▷ 이 인 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success-ceo@daum.net)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13년 동안 역임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석세스 패러다임> 등 다양한 주제로 14권을 저술했으며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브랜드 인증,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예술경영가로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예술경영 미디어컨설팅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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