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로 빛 바랜 대한항공 창립 50주년 실종된 ‘반세기 영광’
갑질로 빛 바랜 대한항공 창립 50주년 실종된 ‘반세기 영광’
  • 원용균 기자
  • 승인 2019.03.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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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기 위상 누리던 대한항공 몇 년새 오너일가 갑질 ‘오명’
대한항공 창립 50주년, 4일 행사는 오너가 갑질로 그 의미가 상당 부분 빛이 바랬다는 후문이다. (사진 출처=대한항공)
대한항공 창립 50주년, 4일 행사는 오너가 갑질로 그 의미가 상당 부분 빛이 바랬다는 후문이다. (사진 출처=대한항공)

[이슈인팩트 원용균 기자] 갑질기업으로 국내외 악명을 떨친 대한항공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기업 창업 반세기는 어느 경우든 환영받을 일이지만 대한항공의 사정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는 후문이다.

최근 몇 년새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오너 일가의 잇단 갑질 파문으로 기업 이미지 추락과 비난 여론이 쉽게 식지않고 있어서다. 이를 의식한 듯 대한항공 측은 50주년 행사를 조용히 치르며 크게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내 최초 민영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당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임직원 1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을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1969년 3월 1일 항공기 8대로 시작해 현재 항공기 166대를 보유하고 44개국 124개도시를 기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했다.

이날 격납고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은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한 다양한 부문의 임직원에 대한 수상, 미래 도약을 약속하는 케이크 커팅, 사내 합장단 및 전직 객실여승무원동호회 합장단의 축가, 임직원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로 만든 50주년 엠블럼 공개 등으로 진행됐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50년 동안 대한항공의 두 날개는 고객과 주주의 사랑, 그리고 국민의 신뢰였다"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도록 날개가 되어 드리는 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대한항공의 새로운 100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1969년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1970년대 태평양, 유럽, 중동 등으로 진출하면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1980년대에는 서울올림픽 공식 항공사로도 지정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을 맡은 1990년부터 베이징, 모스크바 등 기존에 쉽게 갈 수 없었던 지역에도 진출했다. 2000년대는 조양호 회장 주도로 국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50년 동안 지구 25만4679바퀴를 돌고, 지구에서 달까지 1만34000번 왕복하는 101억8719만3280㎞를 운항했다. 대한항공이 실어 나른 승객은 7억1499만명으로 국내 인구가 13번 이상 비행기를 탄 수준이다. 화물은 8t 트럭 506만7500대 분량인 4054만t에 달한다. 현재 B777 42대, B787-9 9대, B747-8i 10대, A380 10대 등 항공기 166대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은 1969년 36억원에서 작년 12조6512억원으로 3514배 성장했다.

국적기로서의 위상을 누리던 대한항공은 그러나 최근 몇 년새 오너 일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부터 동생 조현민, 어머니이자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씨의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갑질기업 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에 이어 조양호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날 내부 행사로만 기념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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