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환 목사 별세...“평생을 민족과 민주화 위해 살다”
문동환 목사 별세...“평생을 민족과 민주화 위해 살다”
  • 윤우란 기자
  • 승인 2019.03.10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향년 98세...고 문익환 목사 형, 영화배우 문성근 조카
고 문동환 목사.(사진 출처=문동환 목사 측)
고 문동환 목사.(사진 출처=문동환 목사 측)

[이슈인팩트 윤우란 기자] 이 땅의 근현대사 민주화와 민족을 위해 평생을 산 문동환 목사가 9일 98세로 별세했다.

故문익환 목사의 동생이기도 한 문동환 목사는 1921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당시 독립신문 기자로 일했던 부친 문재린 목사와 여성운동가였던 김신묵 여사의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고인은 한신대학교의 전신인 조선신학교를 졸업하고 웨스턴신학교와 프린스턴신학교를 거쳐 하트퍼드신학대학에서 종교교육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1961년 한신대 교수로 부임했다.

한신대 교수로 재직하던 고인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펼치다 1975년 유신정권의 탄압으로 해직됐다. 이어 1976년 긴급조치 철폐와 의회정치 회복을 요구한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구속됐다.

2년여 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옥한 고인은 1979년 동일방직 및 YH 노조원 투쟁을 지원하다 다시 옥고를 치렀다. 유신정권이 막을 내리고 대학에 복직했지만 신군부에 의해 또 다시 해직된 문 목사는 미국으로 망명했다가 1985년 한신대 교수로 복직했고, 198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평화민주당 수석부총재까지 지낼만큼 정치인으로 입지를 키웠지만, 문 목사는 1992년 돌연 미국인 아내와 함께 다시 미국으로 떠나 성서 연구와 집필에 매진했다.

2013년 한국으로 돌아온 문동환 목사는 90이 넘은 나이에도 ‘예수냐, 바울이냐’, ‘두레방 여인들’ 등을 집필하고, 세월호 참사와 양극화 등 사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목회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생전 고인과 가볍지 않은 인연으로 알려진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은 후 “감옥에 두 번 가고 교수 해직과 복직을 반복했고, 국내에 들어왔다가 또 나가야 했기에 당신 뜻을 펼친 기간은 고통의 연속이었을 것”이었다며 “생애를 걸쳐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은 저희에게 놀라운 일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故 문동환 목사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입관예배는 11일, 장례예배는 12일 오전9시 수유리 한신대학원 채플실에서 진행된다. 하관예배는 12일 마석 모란공원에 진행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