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수의 맛있는 골프] 스포츠 빅스타가 되기 위한 첫 단추 ‘별명 짓기’
[최양수의 맛있는 골프] 스포츠 빅스타가 되기 위한 첫 단추 ‘별명 짓기’
  • 최양수 기자
  • 승인 2018.05.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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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의 별명, 홍보와 마케팅을 겸비한 전략
최양수 골프 전문기자
최양수 골프 전문기자

[이슈인팩트=최양수 골프.문화 전문기자] 스포츠는 이제 단순히 보는 문화를 넘어 팬들과 소통하는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팬들이 있기에 스포츠 스타들이 있는 것이지 팬들이 떠나버린 스포츠는 그들만의 무의미한 놀이로 전락해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발생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인 거부 논란은 스포츠 스타들의 팬 서비스 의이 어떠해야하는지 화두를 던져줬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는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 세계적인 선수들은 실력을 갖췄다고 해서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스타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경기력 이외에 선수 스스로가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유니폼을 입을 때는 선수로서 맡은 포지션을 완벽하게 하고 경기장을 벗어나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해 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를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하는 이유는 경기력뿐만이 아니라 필드 밖에서의 매너도 흠 잡을 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타 선수 관리를 위해 선수 스스로의 노력을 경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도록 해야 한다.

스타선수 만들기의 첫 작업은 ‘별명짓기’를 통해 ‘애칭’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선수의 플레이와 외모에 부합되고 부르기 좋은 별명을 지어주는 일은 스타 만들기 작업의 시작인 것이다. 즉 선수의 독특한 특징 또는 개성이 파악되면 여기에 걸맞은 별명을 개발하는 것도 스타선수 관리를 위한 주요활동 가운데 하나이다.

에어 조던(마이클 조던), 빅 맥(마크 맥과이어), 60억분의 1 사나이(예밀리야넨코 효도르),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안 뷰티), 골프 황제(타이거 우즈) 등 해외 스포츠 선수들의 별명들을 통해 스타 선수들과의 이미지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2012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 은퇴 기자 회견 모습.[사진 촬영=최양수]
▲사진=2012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 은퇴 기자 회견 모습.[사진 촬영=최양수]

한국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를 보면 코리안 특급(박찬호), 피겨퀸(김연아), 배구 여제/식빵 언니(김연경), 교수님(정현), 산소탱크(박지성), 손센세이션(손흥민), 추신수(추추트레인), 코리안 몬스터(류현진), 돌부처(오승환), 햄종이(양현종), 마린보이(박태환)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골프의 경우도 코리안 탱크(최경주), 바람의 아들(양용은), 맨발의 투혼/세리 공주(박세리), 슈퍼 땅콩(김미현), 천만달러 소녀(미셸 위), 파이널퀸(신지애), 에너자이저(장하나), 남달라(박성현), 플라잉 덤보(전인지), 뽀미언니/스마일퀸(이보미) 등 스타에 걸맞은 별명의 예는 많다. 이런 별명은 스타선수 관리를 위해 상징적으로 개발하여 언론을 통해 홍보한다.

하지만 스타 마케팅 및 홍보를 위해 애칭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 이외에도 스포츠 스타들의 별명은 언론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언론사 기자들은 밋밋한 제목이나 기사는 독자나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의 방법으로 프로 선수들의 별명이나 수식어를 만들어 제목에 집어넣기도 한다. 여자 프로 골프 선수들을 보면 이렇게 별명을 만드는데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로 선수의 이름 때문에 별명이 붙여진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선수로 박세리(41·은퇴), 홍진주(35·대방건설), 송보배(32·정관장)가 있다. 박세리의 경우 1984년부터 1986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요술공주 세리 만화처럼 녹색 필드 위에서 요술을 부리듯 우리에게 감동적인 우승컵을 안겨준 이후 그의 별명은 요술공주가 됐다.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도 세리고 그녀의 이름도 박세리라는 공통점에서 별명이다. 송보배도 역시 이름을 본 따서 만든 ‘필드의 보배’ 또는 ‘제주도의 보배’라는 별명으로 통하고 홍진주의 별명인 ‘필드 위의 진주’도 진주라는 본인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예전부터 계속해서 대물림되는 별명들이 있다.

▲사진=2017년 ‘배구 여제’ 김연경 ‘에세이 출간기념회’ 모습.[사진 촬영=최양수]
▲사진=2017년 ‘배구 여제’ 김연경 ‘에세이 출간기념회’ 모습.[사진 촬영=최양수]

예를 들어 얼짱 골퍼, 스마일 퀸, 필드 위의 패션모델 등이 있다. 프로들을 수식하는 이런 별명은 대물림 된다. 2003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으로 골프계의 ‘얼짱 신드롬’을 일으켰던 1대 얼짱 골퍼 안시현(34·골든블루)과 국내 무대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2대 얼짱 골퍼 최나연(31·SK텔레콤), 그리고 최근에 얼짤 골퍼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박결(22·삼일제약), 김혜선(20·골든블루), 인주연(21·동부건설) 등은 외모만큼이나 실력도 뛰어난 신세대 골퍼로 별명이 대물림됐다. 그리고 정일미(46·호서대학교)는 활짝 웃는 모습이 아름다워 ‘스마일 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 뒤를 이어, 지난 2005 CJ나인브릿지 클래식을 우승하며 미소가 매력적인 이지영(33·볼빅)이 2대 ‘스마일 퀸’으로 등극했으며 일본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이보미(30·혼마골프)가 3대 ‘스마일 퀸’으로 등극해 이 별명도 대물림했다.

세 번째로 신체적인 특징이 별명으로 지어진 경우가 있다.

박세리와 함께 USLPGA 진출 1세대로 불리는 김미현(41·은퇴)은 157센티미터의 작은 키로 인해 ‘슈퍼 땅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물론 김미현이 미국으로 건너가 8번의 우승과 작은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드라이버샷 때문에 ‘슈퍼 땅콩’이라는 별명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김미현보다 4센티미터 작은 153센티미터의 키를 가진 장정(38·은퇴)의 별명은 ‘작은 거인’이다. 사실 어법상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지만 작지만 거인이 가진 파워를 지녔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네 번째로 한 인물이 여러 가지의 별명을 가진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선수로 신지애(30·스리본드)를 들 수 있는데 별명이 모두 10개 이상 된다. 신지애가 신인일 때 5관왕(대상,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을 차지하며 가장 먼저 붙여졌던 별명은 ‘슈퍼루키’와 ‘괴물’이다. 그리고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고 함께 사고를 당했던 두 동생들을 간호하며 힘든 환경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골프에 매진했던 일화가 알려지며 그녀에게 붙여진 별명은 ‘미소천사’였다. 프로 데뷔 후, 많은 기부를 해왔던 신지애에게 붙여진 별명은 ‘꼬마천사’, ‘기부천사’이고 1라운드에서 항상 부진했다가 2, 3라운드에 들어서 힘을 내기 시작하는 경기 스타일 때문에 ‘슬로스타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해외로 진출하기 전에 열렸던 대회에서 여러번 역전 우승해 얻은 별명은 ‘역전의 명수’고 기존 기록을 갈아치운다며 ‘기록 제조기’, 그리고 최종까지 우승을 지킨다고 해서 ‘파이널퀸’ 등의 별명이 더해졌다. 그 외에도 ‘빅마마’, ‘포스트 박세리’ 등 많은 별명이 그녀를 대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타 재미있는 별명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지난 2003년 야구 선수 손혁(45·SK와이번스)과 결혼한 한희원(40·은퇴)은 당시 USLPGA 투어에서 뛰는 유일한 유부녀였다. 그래서 언론은 그녀를 ‘주부골퍼’라 불렀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박희영(31·이수그룹)은 휘닉스파크 골프클럽에서만 2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휘팍걸’이란 닉네임이 붙었고, 일본으로 건너간 김소희(36)는 2004년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 우승 당시, 폐암 말기였던 아버지를 위해 ‘I ♡ Father’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출전해 ‘효녀골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은희(32·한화큐셀)는 웃을 때는 입 꼬리가 올라가는 모양이 미키마우스와 비슷하다고 별명이 ‘미키마우스’다.

이처럼 선수에게 별명이 지어진다는 것은 스타 선수의 마케팅 차원에서 좋은 일이다. 협회 관계자는 “별명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로서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가 별명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그 틀 안에 갇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스포츠 스타의 마케팅과 홍보, 친근성을 위해 그에 걸맞는 별명을 가진 선수가 나타나기 바라며 별명에 집착하지 않고 실력으로 대변하는 스포츠 스타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양수 (시인 겸 사진작가.골프전문기자, plus-water@hanmail.net)

- 前 골프저널.골프타임즈 취재기자

- 前 한국아마추어골프협회 기자단장

- 前 대한직장인체육회 홍보실장

- 前 아시아골프연맹 사무처장

- 前 레미컴미디어렙그룹 대표 / <레미컴미디어>, <에브리골프>, <코리아경영매거진>, <레미컴TV> 등 온라인 미디어&플랫폼 운영

- 現 미국 MediciPress ART GALLERY 소속 아티스트

- 現 한국시인협회 회원

- 現 이슈인팩트 골프전문 및 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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