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베트남 여성 폭행 남편 공분 “인권 사각지대 이주여성”
[이슈진단] 베트남 여성 폭행 남편 공분 “인권 사각지대 이주여성”
  • 윤우란 기자
  • 승인 2019.07.08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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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결혼 이주민 여성 30만명....42%대 가정 폭력 경험 ‘심각성’
정부, 구체적인 실질적 이주민여성 인권신장 방안 절실한 실정
참고사진=YTN화면 캡처
참고사진=YTN화면 캡처

[이슈인팩트 윤우란 기자] 전남 영암에서 한국 남성이 한국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구타하는 사건이 터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일로 국민적 공분과 함께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여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다 더 세심한 배려와 국민적인 차원의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인식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베트남 현지 반한 감정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어 박항서 축구감독의 활약상으로 쌓아온 양국간 우의도 금이 갈 위기에 놓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일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베트남 이주민 여성 A씨와 같은 베트남 출신 지인이 '베트남 아내 폭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공론화됐다.

A씨 지인은 게시물에 베트남어로 "한국 남편과 베트남 부인 모습. 한국 정말 미쳤다"고 적었다. 2분 33초 분량의 영상에는 웃통을 벗은 B씨가 A씨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특히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베트남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한국인 남편 B(36)씨의 폭력은 잔인하다 못해 끔찍했다.

B씨는 경찰에 긴급체포 돼고서도 “맞을 만한 짓을 해서 때렸다”고 말하는 등 반성의 기미도 찾을 수 없어 더욱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전남 영암경찰서는 지난 5일 오전 8시 7분 "친구(A씨)가 집에서 남편에게 맞았다"는 A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이튿날(6일) 특수상해·아동학대 혐의로 B씨를 긴급 체포하고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의 폭행은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져 형사처벌이 무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사건의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베트남 여론도 심상치않다. 베트남 주요 언론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무분별하게 발생해 온 베트남 여성에 대한 폭력 및 강력 범죄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한편 2019년 7월 현재 국내 결혼 이주민 숫자는 약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의 약 80%는 여성이지만 이들 대다수가 이번 영암 사례에서 보듯 제대로된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놓은 '결혼이주민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결혼이주여성 920명 가운데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42.1%대에 육박하는 높은 숫자다. 이주민여성에 대한 폭력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확인시켜 주고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베트남 여성 및 동남아 여성들의 취업 및 국제결혼의 주요 거점이었다. 그러나 양적인 이주여성 입국과 정반대로 이들에 대한 인권 신장은 퇴보하고 있어 정부의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이주여성 인권신장과 대우에 대한 방안수립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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