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새벽배송 편리함 이면의 ‘불편한 진실’
[전문가칼럼] 새벽배송 편리함 이면의 ‘불편한 진실’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07.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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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은 칼럼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출처=신세계그룹)
참고사진은 칼럼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출처=신세계그룹)

[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최근 신세계 그룹이 새벽 배송 시장에 뛰어든다는 기사를 보았다. 유통 공룡인 신세계가 뛰어 들면서 새벽 배송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형태로 다가갈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에 100억대에 불과했던 새벽 배송 시장의 규모가 올해는 8000억원대에 육박했다고 하니, 급성장하는 분야임에는 틀림이 없다. 처음 마켓컬리가 새벽 배송을 화두로 시장에 뛰어 들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그의 시도를 무시하거나 무모한 짓이라고 폄하했다. 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 조차도 말이 안되는 행동이라고 여겼다.

그랬던 그 무모함에 소비자들이 반응을 했고 이제 사람들은 새벽 배송을 대세 트렌드로 평가 하고 있다. 빠른 속도를 선호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 때문에 구현이 가능한 시장 일 것이다. 새벽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아침 7시에 받는다는 것은 참 신선한 충격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무수히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편리함의 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궁금하게 만들 정도이다.

택배 기사는 통상 회사와 계약을 맺고 움직이는 사업자 형태로 일을 한다. 새벽 배송 기사들은 낮이 아닌 밤 시각에 배송을 하기 때문에 일의 강도가 일반 택배 보다 더 세다고 볼 수 있다. 낮에는 사람들이 전화를 받아 물건을 어디 놔둬도 된다 말을 하고 현관 비번이 틀리면 연락할 수도 있지만 새벽에는 그럴 수 없다. 또, 어두워서 길을 잘 못 들기라도 하면 시간 허비하는 것도 빈번하다. 낮이 아닌 새벽에 일하다 보면 건강상의 문제도 더 발생할 수 있다.

아마도 낮에 하는 배송 일 보다는 임금이 더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고된 일이어서 장기 근속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려도 기사가 다 감당해야 되는 일이 많을 것 같아 안타깝다. 한 때, 배달 음식 종사자들이 30분 배송 등 단시간에 배송을 약속하는 업체의 규정 때문에 교통신호도 무시하고 과속하다가 사고가 늘었던 일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신속 배송이라는 말이 슬그머니 들어갔다.

새벽 배송 같은 속도전의 서비스가 분명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긍정의 면이 있을 것이다. IT 기술이나 빅데이터 등 각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 이면에 있는 배송 기사 등 노동자들, 즉 약자들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고려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자리를 구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청소년들 중장년들까지 배달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들이 낮이 아닌 새벽까지 활동하는 일이 늘면 분명 그에 따른 인권, 노동의 사각지대도 생길 것이다. 편리함 이면의 취약 요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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