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노래방의 쇠퇴와 잘 팔리는 노래방 마이크
[전문가칼럼] 노래방의 쇠퇴와 잘 팔리는 노래방 마이크
  • 이슈인팩트
  • 승인 2019.08.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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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의 증가와 개인화 시대속 전통적 단체문화도 사라져
(사진=다음 블로그 캡처)
(사진=다음 블로그 캡처)

[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일본의 가라오케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노래방으로 변모했다. 1991년 부산에 처음 등장한 이후, 직장인들의 회식 2차 장소로 노래방을 꼭 가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노래방 애창곡 한 두 곡 정도는 있어야 했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멋있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상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다들 가수 실력의 노래 솜씨를 뽐내고 또 어울려서 같이 노래 부르며 의리를 다졌다.

그 당시에는 노래 잘 하는 이들은 왠지 일도 잘 할 거 같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을 것만 같았다. 퇴근 후 회식 2차 자리로 노래방에 가서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노래를 잘 부르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또 사람들이 환호를 해 주었다. 술 마시고 나면 그 다음 코스로 노래방을 가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었다. 그렇게 노래방이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노래방이 쇠퇴하고 있다. 노래방 폐업이 창업을 뛰어 넘었다고도 한다. 2011년에 3.5만개가 정점이었고 그 이후로 계속 갯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노래방 마이크 제품이 잘 팔린다. 노래방은 사라지는데, 노래방 마이크는 잘 팔리는 이 기현상은 어떻게 보아야 될까? 1인 가구가 늘면서 집에 노래방 시설을 꾸며놓고 지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모니터 하나에 노래방 마이크면 곧바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좁디좁은 자기 방에서 자기만의 취향을 누리는 걸 좋아하는 요즘 1인 가구들의 취향 덕분이다. 노래방 마이크를 갖고 야외에서 사회를 볼 수도 있고, 언제 어디에서든 노래를 부를 수 있다.

혼자 코인 동전 넣고 노래 부르던 게 1991년 노래방의 첫 시작이었는데, 이제는 어디에서든 노래를 손쉽게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노래방 마이크가 더 인기를 끄는 것인지도 모른다. 노래방에 온 것처럼 집에서도 노래 부르는 게 일상이 되는 시대이다. 최근에는 노래방도 과거와 같은 넓은 룸보다는 혼자서 노래 부르는 미니 방 형태로 구성하는 게 선호된다. 개인화 되는 사람들의 특성 때문이다.

30년간 국민들의 회식 자리를 채워주었던 노래방이 점차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2차 없는 회식, 혼자 노는 문화의 확산 등이 그 영향이다. 워라벨, 주 52시간 제도 도입 등으로 회식 문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한 미투 운동 등으로 남여가 어울려서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놀다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더욱 그런 모습을 자제하는 게 노래방이 설 자리를 잃은 큰 원인이 됐다. 대신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는 듯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노래방이 쇠퇴하는 걸 보며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욱 더 개인화 되고 단절되는 것은 아닌지 괜히 염려가 생긴다.

<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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