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美에 “총선 전 북미회담 자제” 요청 파장…靑.여권 맹비난
나경원 美에 “총선 전 북미회담 자제” 요청 파장…靑.여권 맹비난
  • 이준 기자
  • 승인 2019.11.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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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MBN 화면 캡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MBN 화면 캡처)

[이슈인팩트 이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는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를 비롯 여권은 일제히 맹비난에 나섰다. 특히 청와대는 “한국인이 맞냐? 역사의 죄인”이라고 논평하는 등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27일 나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방미 외교 일정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향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내년 4월 총선 전에는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나 원내대표가 이날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관련 내용이 확산하자 27일 입장문을 내어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3차 미북 정상회담마저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 정상회담은 한국당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3차 미북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입장문은 ‘나 원내대표가 최근 방미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나 내년 총선을 전후해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언론보도는 전면 부인하고 반박한 것이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그저 선거 승리라는 목표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인가”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이를 통한 공동번영이라는 목표를 위해 외쳐온 ‘초당적 협력’이 참으로 허망해지는 순간”이라고 비난했다.

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나 원내대표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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