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노동법 사각지대에 내몰린 거리의 노동자들
[전문가칼럼] 노동법 사각지대에 내몰린 거리의 노동자들
  • 이슈인팩트
  • 승인 2020.02.1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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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전문가칼럼/김태영 온라인유통연구소장] 거리를 깨끗하게 해주는 직업이 청소부이다. 길거리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거짓말 같이 아침이 되면 치워져 있다. 사람들이 잠자고 있는 새벽에 일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설날, 추석이라고 쓰레기가 안 생기는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쉼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취업 한파 때문에 청소부 직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고되고 힘든 일이다.

사람들이 술 마시고 직접 차를 끌고 집으로 못 갈 때 부르는 대리운전 기사. 이들도 거리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다. 밤늦게까지 추위에 떨며 콜을 기다리고 손님의 차를 몰고 이동 했다가 또 다시 콜이 부르는 곳으로 가야 된다. 고객들은 항상 빨리 오라고 애기하기 때문에 콜을 받자마자 뛴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 된다고 했다. 하루에 5만원에서 7만원정도를 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한 달에 2백 남짓을 수입으로 가져 간다.

은행원이고 사업하던 사장님이다가 외환위기 즈음에 일을 접고 대리기사로 뛰어든 이들이 많다고 했다. 그래도 초창기에는 수입이 나쁘지 않았는데 지금은 대기업이 대리운전에 뛰어들면서 대리운전비가 낮아져서 수입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청소부들은 지자체 직영과 위탁 업체 노동자로 나뉜다. 청소부라고 같은 청소부가 아니라고 한다. 뛰면서 청소하는 이는 위탁, 걸으면서 청소하는 이는 직영이라는 말이 있단다.

비정규직, 위험의 외주화, 일자리 부족 등으로 갈수록 사회적 약자들이 더 힘겨워진다. 2015년에서 17년 사이에 사망한 청소부 17명 중 15명이 위탁업체 소속이라고 했다. 지자체에서 위탁 업체에 맡기고 떠넘기는 것 아닌가 생각 된다. 또한 청소를 야간에, 새벽에 해야 된다는 인식도 바뀌어야 될 것이다. 일본은 청소부들이 낮에 노동을 한다. 왜 우리는 야간에 해야 되는가. 곰곰이 생각 해 볼 부분이다. 거리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법 적용을 못 받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우리의 삶이 좀 더 편해진 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항상 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내가, 우리가 좀 더 편한 삶을 살고 있다. 미처 몰랐기에 미안하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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