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시(詩)가 흐르는 지하철, 얼었던 몸과 마음까지 녹여
[현장에서] 시(詩)가 흐르는 지하철, 얼었던 몸과 마음까지 녹여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1.02.08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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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슈인팩트
서울지하철 3호선 양재역 1번출구 쪽에 있는 시(詩) 항아리.(사진=이슈인팩트)

[이슈인팩트 이완재 기자]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환승역으로 늘 이용객이 붐비는 3호선 양재역. 8일 양재역 지하 이동로에 시(詩) 항아리가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매주 초면 이 항아리에 두루마리 모양으로 돌돌 말린 주옥같은 시 편들이 가득 담겨 시민의 선택을 기다린다.

‘詩 두루마리 항아리’에서 무작의로 건져 올린 시 한편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참 따뜻하고 포근하다. 전 세계가 1년 넘게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고 겨울 한파로 고단하고 신산스러운 요즘 시 한편이 주는 힘은 크다. 시인의 영혼이 담긴 씨실날실의 언어가 주는 무한의 힘에 전염병과 추위로 언 몸과 마음도 스르르 녹는다.

두루마리 항아리 시는 서울시가 지난 2007년부터 ‘시가 흐르는 서울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해온 문학도시 서울 사업의 일환이다. 詩의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인식,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적극 증진하고 시민이 시 향유를 통해 자기 삶을 아름답고 가치 있게 가꾸자는 취지의 ‘시 프로젝트’ 추진사업이다.

이 사업이 벌써 햇수로 24년째를 이어오며 여전히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꽤 성공한 문화사업이라 할 만하다. 책이 읽히지 않는 세상, 시 한편 낭송에 인색한 요즘, 출퇴근길 시 한 편 손에 든 이는 진정한 문화인이고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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