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벌침을 맞으면
[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벌침을 맞으면
  • 이슈인팩트
  • 승인 2022.05.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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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칼럼/하종필 수필가] 벌들은 민감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가섬에 조심해야 한다. 발걸음, 손짓, 소리, 색에서 그렇다. 24시간 경계를 서는 벌들은 그냥 날아와 쏘려고 한다.

왜 그럴까? 모르는 사람은 꿀을 훔치러 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벌통 안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벌집들 속에는 여왕이 부지런히 알을 낳고 많은 애벌레들이 자라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 일정한 온도가 갖추어져야 하며 가장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할 공간이다.

그런데 그들의 소중한 삶의 공간과 생명을 노리는 존재들이 많다. 사람이 그렇고 두꺼비, 개구리, 사마귀, 거미, 나비, 장수말벌 등 검은 말벌, 털보말벌, 좀 말벌, 왕바다리벌, 땅벌, 뱀허물 쌍살벌, 파리, 개미, 진드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들에게는 모두 적들이다. 같은 벌이라도 세력이 강한 벌들은 약한 벌들이 있는 벌집의 꿀을 훔쳐가는 데 그렇게 되면 약한 벌들은 굶어 죽게 된다. 일벌의 수명은 45일 정도. 짧은 날 가운데 많은 일을 하다가 죽는다. 이것을 자연스러운 죽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침입자가 나타나면 태어나고 자라다 죽는 공간을 지키려고 침을 놓음으로써 책임을 다한다. 즉 벌이 쏘는 침은 조직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무기다.

그러하니 벌침에 쏘였다한들 억울하다거나 화를 낼 일이 아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일부러 맞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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