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팩트 칼럼/하종필 수필가] 존경하는 분이 아흔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오랫동안 해바라기꽃처럼 활짝 웃으시며 철 없던 나를 정신적으로 이끌어주셨는데 세월이 흘러 몸이 쇠약해지면서 국화꽃 향기를 가득 피우며 누구나 가는 길을 걸어 가셨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는다.
가족과의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면서 조문객들과 그분의 덕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들어보니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셨고 때로는 경우를 벗어나면 엄하게 꾸짖으셨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농담 삼아 ‘똥강아지’라고 하시며 귀여워하셨고 조리 있게 경위를 밝혀주셨다. 먼데 나와 있어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만나면 의례히 옛 일을 기억하시고는 정을 나누었다.
그분은 언제나 나를 기다렸을테고 나에게는 그리움이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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