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그린 풍자만화 ‘윤석열차’ 문체부 경고vs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고교생이 그린 풍자만화 ‘윤석열차’ 문체부 경고vs 표현의 자유 억압 논란
  • 이준 기자
  • 승인 2022.10.04 2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尹대통령 풍자 만화 '윤석열차'…문체부, 행사 주최 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집 갈무리.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집 갈무리.

[이슈인팩트]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만화 작품이 풍자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 작품이 전시됐다.

작품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을 지닌 열차가 중앙에 배치돼 있고 조종석에는 아내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타고 있다. 또 열차 객실에는 칼을 든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줄줄이 타고 있으며 열차 앞에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다.

이번 작품과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는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며 경고문을 보냈다. 아울러 만화 공모전 주최 측이 문체부 후원명칭 사용 시 승인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엄중 조치키로 했다. 향후 공모전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 온라인에는 작품 전시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커뮤니티와 게시판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문화계 전체의 편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실이다', '이런 건 가려내야 하는 게 만화박물관 전시 수준이 아닐까요?' 등의 비판 글이 게재되는 반면, '앞으로도 더 좋은 풍자로 사회현상을 낱낱이 고발해달라', '그림도 잘 그리고 풍자도 잘하고 멋지다' 등 지지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편 한국만화박물관에 전시된 이 작품은 고등학생이 그린 것으로 지난 7∼8월 진행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 수상작이다.

진흥원의 무작위 추천으로 선정된 공모전 심사위원들은 작품성과 완성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지난달 중순께 이 작품을 금상에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학생 대상 공모전에서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한 것은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며, 공모전 후원 명칭 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지만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 원이 지원되고 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이날 문체부의 대응에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작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핍박받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윤석열정부의 금과옥조 ‘자유’는 역시나 말뿐이었다”고 거들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저희가 따로 입장을 내지 않겠다”면서 “부처에서 대응했다면 그것을 참고해주기를 바란다”며 공식입장을 피했다.

한편 만화 원로계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지만 해당 작품은 학생 작품으로서 걸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