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4연속 자이언트스텝’에 달러 강세 한국경제도 ‘휘청’
미국발 ‘4연속 자이언트스텝’에 달러 강세 한국경제도 ‘휘청’
  • 김유원 기자
  • 승인 2022.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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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고금리·고물가 3중고에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수출 감소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힘입어 미 달러화가 원화는 물론 엔화나 금 등 전통적인 안전 자산들에 비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힘입어 미 달러화가 원화는 물론 엔화나 금 등 전통적인 안전 자산들에 비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경제도 휘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고환율·고물가·고금리·저성장이라는 복합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종전 3.00∼3.25%에서 3.75∼4.00%로 0.7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6월에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것을 시작으로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의 긴축은 달러 강세를 부추겨 환율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말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달러당 1,400원까지 오른 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16% 절하(원화가치 하락)됐다. 같은 기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7% 올랐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9월 수입 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전달 대비 3.3% 올랐다. 그러나 수입할 때 계약했던 결제 통화 기준으로 하면 수입 물가는 1.4% 하락했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6개월째 5%를 넘는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 물가 상승세는 전체 물가가 내려오는 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은 한국은행 입장에서 금리 인상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가 된다. 한미 금리 차이가 벌어졌을 때 환율이 위로 향할 수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의 명분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지난 10월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의 근거로 물가 안정과 외환시장의 쏠림에 대한 대응을 들었다.

미국의 긴축으로부터 비롯된 달러 강세가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라는 '3고(高)현상'을 심화시켜 한국 경제의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미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가계 금융 불균형이 심화한 상황에서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을 가중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미국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된다는 점은 한국 수출에 악재다.

특히 전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7.7% 급감하며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과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중소·벤처기업에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하고 선제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자금난에 봉착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회복에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잔액은 작년 대비 100조원 이상 증가해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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