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49재 “그 곳에 대통령은 없었다”...유족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이태원 49재 “그 곳에 대통령은 없었다”...유족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2.12.18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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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시민들 사고 현장서 추모…윤 대통령 "공식 사과·진상규명" 촉구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참사 49일 시민추모제가 열렸다.(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참사 49일 시민추모제가 열렸다.(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159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49일째인 16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현장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은 억울하게 숨져간 사망자들을 추모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공식사과와 함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49재 추모식에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의 비난을 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10여명은 이날 추모제에 참석해 희생자의 넋을 위로해 비교 됐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49일째가 되는 이날 압사 참사의 현장에서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이름으로 이 행사를 마련했다.

영하의 한파에도 유가족뿐만 아니라 고인의 안식을 빌려는 시민들이 이태원로 4개 차로와 양옆 인도를 가득 메웠다. 손에는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고 쓰인 팻말이나 촛불을 들었다.

추모제는 4대 종단(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종교의식으로 시작했다. 종교는 다르지만, 저마다의 방법으로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무대 스크린에는 희생자 159명의 사진과 이름이 띄워졌다. 환한 얼굴로 가족, 친구들과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이들의 영상이 나오자 유가족은 통곡하기 시작했다. 가슴을 치며 먼저 가버린 자식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는 부모의 울부짖음이 이태원로를 메웠다.

딸이나 아들, 형제자매를 허망하게 떠나보낸 다른 유가족 역시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울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낭독했다.

유가족 대표인 이종철 대표는 "단 한 명도 죽지 않을 수 있었기에 우리의 분노는 치밀어 오른다"면서 "정부 관계자들의 비상식적인 발언들이 우리 유가족의 가슴에 칼을 꽂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은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도 공동호소문에서 정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외면하고 왜곡하고 있다며 국가 책임 인정과 윤석열 대통령 공식 사과,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추모 공간 마련, 피해자 종합적 지원 대책, 2차 가해 방지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추모제나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역시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모제에 앞서 이날 조계종 사회복지재단과 7개 종단으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도 각각 추모행사를 엄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트리 점등을 한 뒤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열린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트리 점등을 한 뒤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16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49재가 열린 가운데 비슷한 시각 윤석열 대통령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품 판촉 행사인 한겨울의 동행축제 윈윈터 페스티벌개막식에 참석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해당 행사에서 웃으며 농담까지 했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시각 윤 대통령은 '한겨울의 동행축제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행사장에서 술잔을 구매했고 "술 좋아한다고 술잔 샀다고 그러겠네"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윤대통령의 행보는 이태원 참사 추모제가 열린 현장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어서 비난을 초래했다. 최소한 동선이 겹치더라도 잠시라도 추모제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에 대한 위로에 동참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올바른 행보가 아닌가라는 여론의 안타까운 시선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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