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of이슈] 정치권 난방비 폭탄 책임공방만...서민 울상.민심 들끓어
[이슈of이슈] 정치권 난방비 폭탄 책임공방만...서민 울상.민심 들끓어
  • 이준 기자
  • 승인 2023.01.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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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여당, 26일 취약계층 중심으로 난방비 부담 완화 대책 내놔
연초부터 급등한 난방비가 서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가스계량기 모습.(사진=연합뉴스)
연초부터 급등한 난방비가 서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가스계량기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여야는 올겨울 최강 한파가 불어닥친 25일 이른바 '난방비 폭탄' 문제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서민 그중에도 취약계층은 갑작스럽게 폭등한 난방비 폭탄으로 아연실색하며 울상인데 정치권은 실질적인 대책마련보다 네탓 공방으로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행보만 이어가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스요금과 유류비 인상 등으로 인해 급등한 난방비 문제가 설 연휴 이후 민심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공공요금이 급등했다며 '정권 책임론'을 부각했다.

정부가 민생에 무능하다는 주장을 대여 공세의 포인트로 삼는 동시에, 이재명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30조원 민생 프로젝트'를 대비시키며 '민생 정당' 이미지 선점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스 요금 인상을 억누르고, 탈원전 정책을 펼친 탓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정부에서 전기요금, 가스요금을 대폭 올리는 바람에 취약계층의 고통이 매우 심각하다"며 "정부의 소액 에너지바우처 지원예산을 이번에 대폭 늘려서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신속히 해주실 것을 요청한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과도 협의를 통해 소액이나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히 지원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또 30조원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그중에 5조원 규모의 핀셋 물가지원금 말씀을 드렸는데, 에너지 문제도 포함돼 있다"며 "난방비 폭등과 관련해 국민에게 더 큰 고통이 계속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 협조를 다시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난방비 폭탄에도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빠져나가려 하고, 역시나 전 정부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며 "설 민심을 직시해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하고 부당한 권력 행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추위에 난방비 폭탄이 터졌는데 대통령과 정부는 왜 대책을 세우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일하기 어렵다면 대통령을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오는 26일에는 당내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소속 지자체장들과 재난예비비 활용 등 난방비 문제 해결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임오경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난방비 폭등'을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리며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맞섰다.

문재인 정부의 가스비 인상 방치, '탈원전' 에너지 정책 추진으로 윤석열 정부가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논리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스비는 지난 정부 동안 LNG 도입 단가가 2~3배 이상 급등했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에서 가스비를 13% 정도밖에 인상하지 않아서 누적적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에 주요 원인이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탈원전한다고 해서 값비싼 신재생에너지와 화학에너지, 화석연료 에너지를 주로 사용하는 바람에 전력생산단가가 급등해 한전 수지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것과 판박이로 먹튀 정권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류성걸 의원은 "결국 잘못된 에너지 정책의 후폭풍이 가스요금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민주당이 정초부터 난방비 폭탄이라는 자극적인 네이밍과 지난해 12월 24일 금년도 예산이 확정된 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30조 원 추경 (편성)이라는 비현실적 내지르기식 국민 호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때문에 난방비가 올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자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전기요금 인상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주요 원인이다. 멀쩡한 원전을 폐기해 전기료 인상 요인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에 부담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남 탓 정치, 네 탓 정치는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민생과 직결된 난방비 문제까지 정략의 대상으로 삼는 행태는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고 규탄했다.

한편 '난방비 폭탄'으로 인한 국민 불만 고조와 관련, 대통령실과 정부 및 여당이 26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난방비 부담 완화 대책을 서둘러 내놓았다.

야당도 7조2천억 원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고 나섰다.

들끓는 민심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진영을 가릴 것 없이 여야 정치권 전반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최상목 경제수석 브리핑을 통해 '난방비 절감 대책'을 발표했다.

117만6천 가구에 대해 올겨울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이용권) 지원 금액을 기존 15만2천 원에서 30만4천 원으로 2배 인상하는 방안이 골자다. 이와 별도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인 160만 가구에 대한 가스비 할인 폭도 기존보다 2배 늘린다.

대통령실이 주무 부처의 대책 발표에 앞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직접 대책을 설명한 데에는 난방비 폭등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수석은 가스요금 급등은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국제적 현상으로,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서 국가별 가스요금(세금 포함 최종 소비자가격 기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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