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빈의 시대관통] 시민의 목소리와 작은마을 여전히 푸대접 받는 사회
[백현빈의 시대관통] 시민의 목소리와 작은마을 여전히 푸대접 받는 사회
  • 이슈인팩트
  • 승인 2023.01.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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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빈 마을의인문학 대표.
백현빈 마을의 인문학 대표.

[이슈인팩트 칼럼/ 백현빈 마을의 인문학 대표]

지난 설 연휴간 노작 홍사용 선생의 글 '조선은 메나리(민요) 나라'를 읽었습니다.

 

"우리의 메나리는 구박을 받아왔다.

어느 놈이 그런 몹쓸 짓을 하였느냐.

우리는 몇 백 년 동안 한학(韓學)이라는

그 거북하고도 야릇한 살매가 들리어

우리의 것을 우리의 손으로 스스로 푸대접해왔다.

아! 야속한 괄시만 받던 우리의 메나리는

그동안 얼마나 혼자 외딴 길,

어두운 거리로 헤매며

속 깊은 울음을 울었겠느냐.

그러나 할 수 없다.

우리의 넋은 우리의 넋 그대로인 것을 어찌하겠니."

(본문 중에서)

 

내가 살아가는 일상 공간인 마을이

권력과 건설자본의 개입으로 망가지는 것을 보며

열다섯 나이에 처음으로 '사회'에 눈을 뜬 이래

세상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내왔습니다.

가깝게는 마을의 사라진 문화공간을 되살리는 일,

힘이나 지위가 옳고 그름을 덮는 현실을 바꾸는 일,

서울이 아니면 안 되는 불균형을 극복해나가는 일,

불안한 우리에게 미래 가능성을 하나라도 늘리는 일,

지난 십오 년 동안 그 일들은 그 자체로

소위 '자리'보다 더 중요했었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자리에서 부르던 그 '메나리'는

적지 않은 구박을 받아왔습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무슨무슨 제도는 많아졌지만

아직 시민의 목소리에 법적 근거나 힘은 부족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술 한 잔 기울이며

어차피 그 놈이 그 놈이고 안 바뀐다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시민 스스로도 시민의 일은 업신여기는 때가 많고

메나리는 "우리의 손으로 스스로 푸대접" 받습니다.

 

"우리는 메나리 나라 백성이다.

메나리 나라로 돌아가자.

내 것이 아니면 모두 빌어온 것뿐이다."

(본문 중에서)

 

빌어온 것이 아닌 내 것을 찾는 길,

우리 메나리가 메아리가 될 수 있는 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연휴를 보냈습니다.

함께 메나리를 부르는 우리의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백현빈의 시대 관통>은 청년 문화기획자이자 동탄의 젊은 정치인 백현빈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사는 이야기이자 이슈 톺아보기 입니다. 지역의 이웃과 함께 소통하는 공감의 장(場)입니다. 날선 지성으로 깨어있는 청년 백현빈만의 날카로운 통찰과 사람 냄새 나는 숨결을 독자와 함께 합니다.

 

▶ 백현빈

-<마을의 인문학> 대표

-서울대학교 정치학전공 박사과정 수료

-화성시 청년정책위원장 ·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교육복지분과위원장 · 노동자권리보호위원

-경기도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문광복지분과 위원

-경기도교육청 주민참여예산자문위원회 연구회장 역임

-더불어민주당 청년명예국회의원(기재위 부위원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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