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of이슈] 시중은행 성과급 논란…정부, 5대은행 과점 깬다
[이슈of이슈] 시중은행 성과급 논란…정부, 5대은행 과점 깬다
  • 김유원 기자
  • 승인 2023.02.15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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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금융논란 예고...5대은행 작년 1조3000억 성과급 잔치 화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시중 5대은행이 지난해 이자장사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직원들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은행 성과급으로 지급한 돈이 무려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에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현행 5대은행 과점 체제를 깨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계 안팎으로 은행은 엄연히 주주가 있는 민간기업인데 관이 지나치게 경영에 개입한다는 이른바 ‘관치금융 논란’이 일것으로 예상돼 실행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만 모두 1조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명당 많게는 수억 원, 적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데, 결국 금융 당국이 이런 보수 산정에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 작년 5대 시중은행 성과급 1.3조원…35% 급증

14일 국회에서는 은행 임직원의 전체, 평균 성과급 규모가 잇따라 공개돼 '돈 잔치' 논란의 불씨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이 정무위원회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모두 1조3823억원으로 파악됐다. 2021년 성과급 총액(1조19억원)보다 약 35%나 늘었다.

개별은행 임원 1명의 평균 성과급을 따져보면, KB국민은행이 2억1천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하나은행(1억6천300만원), 신한은행(1억7천200만원), 우리은행(1억400만원), NH농협은행(4천800만원) 순이었다.

직원 1명의 평균 성과급의 경우 NH농협은행(3천900만원)이 1위를 차지했다. 하나은행(1천300만원)·신한은행(1천300만원)·KB국민은행(1천100만원)·우리은행(1천만원)도 모두 1천만원을 넘었다.

NH농협은행은 이에 대해 "기본급을 제외한 정기 상여금 등이 포함된 수치"라며 "은행별 급여체계 차이에 따라 상여금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을 뿐, 총급여 수준은 다른 은행들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양정숙 의원(무소속)에게 낸 자료에서는 2021년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이 1조709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 2017년 1조78억원 ▲ 2018년 1조1095억원 ▲ 2019년 1조755억원 ▲ 2020년 1조564억원 ▲ 2021년 1조709억원으로 5년간 줄곧 1조원을 넘어섰고, 2022년 성과급은 2021년 당시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더 늘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전년보다 각 139%, 105%, 78% 많은 258억원, 138억원, 34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 은행 배당도 급증…최근 5년간 배당금 29조원 육박

성과급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의 주주 배당도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양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배당(현금·주식배당) 합계는 7조2천412억원으로, 2020년(5조6천707억원)보다 28%나 많았다.

배당 규모는 ▲ 2017년 4조96억원 ▲ 2018년 5조4천848억원 ▲ 2019년 6조5천446억원 ▲ 2020년 5조6천707억원으로,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양 의원은 "2021년에는 7조2천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60∼70%의 외국인을 포함한 주주들에게 나눠줬고, 최근 5년간(2017∼2021년) 현금지급기처럼 뿌린 배당금만 29조원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이 성과급과 배당을 지나치게 늘리는 데 대한 여론의 비난은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최근에는 정부가 공개 석상에서 끊임없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목적으로 실제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 금감원 5대은행 과점체제 완전경쟁 유도 검토

금융감독원이 최근 논란이 커진 은행의 역대급 실적에 따른 '돈 잔치'와 관련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서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고액 성과급 논란 등과 관련해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금감원 임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복현 원장은 14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여·수신 등 은행 업무의 시장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수신 시장에서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워낙 높다 보니 가격 책정 시 과점적인 게임을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5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도 들어와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 이슈 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 경쟁을 해야 효율적인 가격이 가능하며 예금과 대출 또한 완전 경쟁이 되면 마진이 줄게 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제도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은행의 원화대출금 또한 5대 은행의 점유율이 67%로 사실상 5대 은행이 예금, 대출 시장에서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금리, 급여체계, 인사 등 금융의 모든 본질적 요소에 개입해 좌지우지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고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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