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은행 과점 깨기.담합조사 첫 시험대 ‘신한은행’ 손본다
정부, 은행 과점 깨기.담합조사 첫 시험대 ‘신한은행’ 손본다
  • 김유원 기자
  • 승인 2023.03.0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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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3월 신한은행 정기검사 돌입...정부 압박강도 높인다
지나친 관치금융.은행들 경영위축 부담 반발 등 부작용 우려
신한은행 본점 전경.(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본점 전경.(사진=신한은행)

[이슈인팩트] 정부의 시중은행에 대한 과점 및 담합조사 등 규제를 위합 압박의 강도가 거세진다. 그 첫 시험대에 신한은행 첫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정부로서는 역대급 실적과 고액 성과급 논란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은행들을 거세게 압박함으로써 은행의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요구하는 반면 은행들로서는 지나친 관치금융에 따른 경영위축 등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강한 압박을 통해 취약층 수수료 감면·대출금리 지원 확대한다는 포석이다. 당장 이달 3월에 금융감독원이 신한은행에 집중점검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 신한은행부터…'성과급 잔치' 시중은행 집중 점검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3월 중에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성과급, 임원 선임 등 지배구조 및 내부 통제 현황,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예대금리 운영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회사에 대한 정기 검사는 2~5년 주기로 이뤄지는 대규모 검사로,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받게 된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지주를 포함해 은행 9곳에 대해 정기 검사를 계획 중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라고 지시한 가운데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진행되는 정기 검사여서 주목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만간 현장 검사에 나가게 되는데 성과 체계 등 최근 문제가 되는 현안이 중점 검사 항목이 될 것"이라면서 "검사를 나가지 않는 은행에 대해서는 자료를 제출받거나 상시 감시를 통해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금감원 등과 함께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과점을 깨는 작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편 등 금리체계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영역이었던 지급 결제와 대출, 외환 분야 업무에 기존 보험사와 증권사 등이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불합리한 성과급과 수수료 체계, 경영진 선임 과정도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달 27일 카카오뱅크[323410]를 직접 방문해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은행 산업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은행 과점 깨기' 의지를 피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같은 날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대해 대출 금리와 고객 수수료 등을 담합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나 금감원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요청할 경우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당한 공동 행위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사안"이라면서 "이제 현장 조사에 나선 상황으로 알고 있으며 금융당국에 협조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감원장 지적에 은행들 '사회 공헌 확대' 추진

'성과급 잔치' 등으로 뭇매를 맞은 은행권은 지난 15일 국민경제의 어려움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자 3년간 10조 원 이상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금융당국과 여론의 시선은 차가운 편이다.

보증 재원의 승수 효과 등까지 모두 지원 규모에 포함한 '부풀리기' 발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금융당국 또한 은행권에 사회 공헌 확대를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며 10조원 규모의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미흡하다는 느낌이 있다"면서 "은행의 공적인 역할을 당부한 만큼 은행들도 생각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월 23일 하나은행을 방문한 자리에서 은행권을 겨냥해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면서 취약차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하반기 금리상승 국면에서 은행들이 최대 수 조원에 이르는 이자 이익을 거뒀지만 소비자에게 돌아간 혜택은 극히 적었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은행에 대한 정부와 여론이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은행들은 상반기 중으로 하나은행처럼 취약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서민금융상품 차주를 위한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출시한다. '햇살론 15'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잔액의 1%에 상당하는 금액을 캐시백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안심 고정금리 특판대출'을 신규 출시한다. 신규 취급 시 변동금리 수준까지 이자를 감면해주고, 6개월 단위로 변동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고정금리 대출 상품이다.

연체로 어려움에 부닥친 중소기업에 대해 한시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나머지 은행들도 하나은행의 사례처럼 각 은행에 맞는 취약층 지원이나 사회 공헌 사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복현 원장은 "하나은행의 차주 우대 상품과 같이 서민과 상생할 수 있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 등이 은행권 전반에 확산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별로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걸로 안다"면서 "취약층에 대한 대출 금리 지원이나 수수료 절감은 그동안 일부 시행해왔는데 이를 확대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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