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재명과 ‘사법 멍에’
[데스크칼럼] 이재명과 ‘사법 멍에’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3.03.04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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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실종 시대, 제1야당 대표 직무유기 부른 '사법 리스크'...선당후사 행보 필요
이재명 대표.(사진=연합뉴스)
본인의 '사법 리스크'로 리더십이 흔들린 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 이완재의 촌철직언] 제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 정수는 300명이다. 이 가운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69명으로 과반수를 넘는다. 뒤를 이어 여당인 국민의힘이 103명을 차지하고 있다.

국회에서 주요 쟁점이나 법안이 발의되면 본회의에 회부 돼 투표절차를 진행한다. 이때 과반수 찬성으로 힘을 발휘하는데 절대 유리한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다. 국민이 지지해 준 입법권력이 제1야당인 민주당에게 대폭 실려 있는 것이다. 특별법이나 청문회 등 법안 제정시 민주당이 이 세를 이용해 과반 투표로 법을 통과시키면 여당인 국민의힘이 툭하면 의회폭거라며 비판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막대한 힘을 갖고도 요즘 제1야당이 좀처럼 제 힘을 쓰지 못하는 형국이라 지지층은 물론 국민적 실망감이 크다.

이유는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당의 수장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성남 대장동.위례 땅 투기의혹, 성남FC의혹 등 다수의 토건비리 의혹과 공권력 남용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와 재판에 연루 돼 있다. 이른바 사법 리스크다.

최근에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이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되기까지 했다. 당장 헌정 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 구속영장 청구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이후 당은 급속한 내홍에 빠지며 흔들리고 있다.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30여명의 무더기 이탈자까지 나오며 당이 내분에 휩싸였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에 뒤지고, 지지율도 3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다.

모든 사태의 책임 한 가운데 서 있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당장 내년 총선을 이 대표 체제로는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줄줄이 예고된 현재 진행형이어서 당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민주당의 당 대표 발 지지율 추락과 국민적 외면은 상대적으로 역대급 최악의 국정운영을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좌충우돌하는 국민의힘에게는 호재다. 아이러니이자 최악의 정치 국면이다. 사법 리스크의 장기화는 윤 정권의 기울어진 운동장 식 일방적 야당탄압, 정적 죽이기라는 민주당의 불만마저 희석화시키고 있다. 

역대급 의석수를 확보하고도 제1야당의 힘을 잃고 종이호랑이 신세가 된 민주당의 현 주소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정권의 각종 실정과 흔들린 공정과 상식을 견제하고 바로잡을 투쟁과 야성(野性)이 지금의 민주당에서 찾아볼 수 없다.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정치검찰, 검찰권력의 횡포에도 눈 뜨고 수수방관하는 처지다.

야당답지 않는 야당, 무기력한 야당에 국민의 피로감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당의 선장인 대표가 사실상 무늬만 당 대표, 직무유기에 빠진 모습이다. 실질적인 당 대표 역할이 사법 리스크에 갇혀버린 이 대표에게서 현재의 난국을 돌파할 뚜렷한 묘수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당 쇄신과 선당후사(先黨後私) 차원에서 이 대표의 책임 있는 정치적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정 난맥으로 어지러운 정국에 처한 현실에서 국민은 강한 야당, 꽉 막힌 정치체증을 풀어 줄 힘 있는 야당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지금은 더욱이 그 어느 때보다 정치의 실종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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