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슈] 윤석열 깜짝 시구, 야구정치 시동...어디서 많이 본 데자뷰?
[정치 이슈] 윤석열 깜짝 시구, 야구정치 시동...어디서 많이 본 데자뷰?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3.04.02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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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프로야구 시작은 우민화정책 전두환이 기획한 '3S'로 시작
지난 1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개막전 깜짝 시구하는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개막전 깜짝 시구하는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대구를 찾아 개막전 깜짝 시구자로 나섰다. 2023년식 야구정치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가슴에 영어로 'KOREA'라는 글자가 새겨진 국가대표팀 야구점퍼를 입고 투수판에서 전력투구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다수의 언론에 소개됐다. 이날 개막전 시구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는 등 잇달아 경북 대구지역을 찾고 있는 윤 대통령의 지역 일정 중 하나였다.

역대 대통령들의 프로야구 시구는 앞서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등이 있었으나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구 모습이다. 군사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5공의 통치자였던 전두환은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3월 27일 한국 프로야구 탄생을 알리는 개막전 첫 시구자로 자신이 직접 투수판에 섰다.

​당시 개막전은 MBC청룡과 삼성라이온즈의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였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으로 전국 6개팀이 결성된 가운데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전두환이 첫 시구를 한 것이다. 그 옆을 지킨 이는 유창순 국무총리, 이진희 MBC 사장, 박용곤 OB베어스 구단주 등이었다. 양복 차림의 전두환이 잔뜩 힘을 주고 역투하던 모습은 이후 역사에 길이 남는 조롱과 오욕의 사진 한 장으로 회자되고 있다.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1982년 3월 27일 원년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에 나선 전두환.(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다수가 기억하는 5공 정부는 국민의 관심을 스크린(Screen), 섹스(Sex), 스포츠(Sports)로 돌리는 3S 정책을 펼치던 암울의 시대였다. 인기 스포츠의 한 축인 야구 역시 유감스럽게도 군사 독재 정치를 일삼던 전두환이 국민의 눈과 귀를 돌리기 위해 당시 국풍81과 함께 우민화 정책이자 눈속임의 수단으로 활용됐다. 스포츠 문화예술을 동원한 대대적인 관제 정치의 일환으로 중고생 교복, 두발 자유화 조치, 야간 통행금지 해제가 일시에 이뤄졌던 시기다.

한편 윤 대통령의 이날 개막전 시구는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28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윤 대통령은 자천타천 야구 매니아로 알려져 있다. 사진에 포착된 시구하는 윤대통령의 얼굴 표정은 어느 때보다 환했다. 몇몇 언론에서 재빨리 그의 투구에 용비어천가식 찬사로 아부 기사를 내보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또 어땠을까? 정치도 외교도 그가 야구만큼 즐겁고 열정적으로 제대로 했으면 하는 바램이 요즘 국민들의 심정인 것은 알기나 할까?! 정치 따로, 국민 따로 동상이몽이 된 현실에서 이날 야구장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전국 5개 구장이 만원관중, 구름 관중으로 성황을 이뤘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에서 시구하는 모습이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와 본의 아니게 그를 돕고 있는 타자는 NC 박민우, 포수는 삼성 강민호다. 이렇게 역사는 또 하릴없이 한 페이지를 야구장에서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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