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도지사 KBS 기자 고소....‘산불 골프’ 논란 파문 확산
김진태 강원도지사 KBS 기자 고소....‘산불 골프’ 논란 파문 확산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3.04.1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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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도지사.(사진=연합뉴스)
김진태 강원도지사.(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김진태 강원지사가 KBS를 상대로 이른바 ‘산불 골프’ 논란과 관련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도지사가 특정 공중파 언론사를 상대로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항의해 고발조치하는 사례는 이례적인 것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는 지난 9일 ‘산불 상황에서 골프 연습을 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보낸 KBS 취재기자를 상대로 고발조치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강원도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취재기자와 성명불상의 보도 책임자를 상대로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최근 저의 근무 중 행동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다. (3월 31일 골프연습장을 방문했다는) 지난 MBC 보도 때는 이유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사과했지만, 악의적 허위 보도의 경우는 다르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KBS 보도 중 ‘(3월) 18일 산불 때도 골프’라는 제목과 그 내용을 문제 삼았다.

김 지사는 “이걸 보는 사람은 산불이 나고 있는데 골프장에 간 사람으로 생각했을 테지만, 골프장이 아니고 연습장에 간 것”이라며 “시간도 골프연습장은 오전 7시에 방문했고, 산불은 오후 4시 38분에 발생해 대략 9시간의 차이가 난다”고 반박했다.

이어 “KBS는 최초 보도 이후 무려 일곱 번이나 기사를 수정했고, 이는 앞에 쓴 기사가 잘못됐음을 시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제목이 '산불 때→산불 난 날→산불 와중'으로 바뀌는데 이미 첫 기사로 인해 심각하게 실추된 명예가 회복되느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골프 연습은 아침에 했고 산불은 저녁에 났는데 뒤섞여서 아주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다”며 “애매한 표현을 써서 나중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김 지사는 또 “현재 포털에는 그 기사가 5개 올라와 있고, KBS 유튜브에는 6개가 올라와 있다. 똑같은 내용인데 '단독 기사'는 세 건으로 처리돼있다”며 “이 정도면 언론의 외피를 썼으나 실상은 '김진태 죽이기'라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9일 김진태 강원지사가 KBS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것을 두고 "고소를 취하하고 도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강원 도당은 이날 낸 논평에서 “불편한 언론보도에 재갈을 물리는 건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김 지사의 선택적 법치주의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도당은 “언론은 산불 특별대책 기간에 실내골프연습장에 가고 저녁 술자리를 한 김 지사의 부적절한 처신을 보도했고, 이게 논란의 본질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지사는 산불이 나기 전에 연습장에 간 게 뭐가 잘못된 거냐고 오히려 역정을 내고,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됐다고 억울해한다”며 “정작 지난해 김진태발 금융위기 사태로 도민의 자존감은 추락했고, 부끄러움은 온전히 도민의 몫이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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