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여왕벌 죽이기
[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여왕벌 죽이기
  • 이슈인팩트
  • 승인 2023.05.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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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종필
사진=하종필

[이슈인팩트 칼럼/ 하종필 수필가] 소중한 생명을 죽이는 일은 참으로 하기 싫다. 나름 태어난 이유가 있고 살아가야 하는데 감히 죽여야 하는 가에 대해 고민된다.

그러나 여왕벌은 때로는 관리자에 의해 죽임을 당해야 한다. 하나의 벌통에 여왕벌이 2마리가 있거나 알을 잘 낳지 못하는 경우다. 벌통에 있어 여왕벌은 큰 권위를 내세우는 존재가 아니다. 여왕벌은 열심히 벌집의 작은 공간에 알을 낳는다. 여왕벌의 움직임이 왕성하면 그만큼 빨리, 많은 애벌레가 만들어진다. 일벌들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길러진 다음 15일이 되는 날이면 태어난다. 바깥 세상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집안 일을 하면서 차츰 교육을 받으며 바깥 나들이 준비를 하는 것이다.

물론 수벌도 태어난다. 아직 수벌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사람들 생각으로는 빈둥거리며 놀다가 한 번의 교미를 위해 존재하는 정도이다. 과연 그것 뿐이겠는가?

이처럼 여왕벌은 벌집 안의 생명체들을 태어나게 하는 핵심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알을 잘 낳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몰락의 길을 걷는다.

모두 죽기 때문에 미래가 없는 것이다. 기계가 오래되면 부품을 갈고, 신이 낡으면 새 신으로 갈아 신듯이 여왕벌도 오래되면 알을 낳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여왕벌을 죽이는 것이고 그 자리에는 다른 싱싱한 여왕벌을 넣어준다.

세대교체는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니 따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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