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벌 나누기 
[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벌 나누기 
  • 이슈인팩트
  • 승인 2023.06.09 2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하종필
사진=하종필

[이슈인팩트/ 하종필 수필가] 모든 생명체는 번식을 하고 그 세력을 키우려고 한다. 그것은 본능이다. 사람도 가족을 앓다가 자식들이 성장을 하면 가정을 나눈다. 

명망 있는 가문도 어느 정도 지도력을 갖춘 사람이 나오면 그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으로 나눈다. 족보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무슨 파, 무슨파가 그러한 사례다.

마찬가지로 벌도 어느 정도 규모를 이루면 본능적으로 나눈다. 여왕이 알을 계속 낳고 일벌이 그들을 키우다보면 한정된 공간에서 머물기에는 좁고 먹이를 저장할 공간 또한 작기 때문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오래된 여왕(구왕)과 새로운 여왕으로 나누어지면서 오래된 여왕이 집을 나와서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선다. 집을 나오는 것은 여왕인 것 같지만 사실 일벌들이 그것을 결정한다. 매일 벌집을 청소하고 애벌레를 기르며 들어오는 꽂가루와 꿀을 쌓기 때문에 벌통 안의 공간 구성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게 된다.

늘어나는 벌들을 관리하고 새로운 집을 짓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연상태에서의 벌집을 나누기도 하지만 사람이 벌들을 나누기도 한다. 하나의 벌통에 들어 있는 벌들을 3~5개로 나누어 왕대를 단 다음 새로운 벌통에서 살게 하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벌들은 빨리 집을 짓고 알을 낳을 수 있는 방을 꾸민다.

벌이 늘어날수록 벌을 돌보는 사람의 일손도 바빠진다. 벌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개미 연구에서 권위를 가진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Edward Osborne Wilson 은 지구의 정복자로 개미와 인간이라고 단정지었지만 거기에 벌도 들어가야 한다. 정복자라기 보다는 지구를 가꾸어나가는 매개체 또는 조율체라고 함이 어울리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