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인간의 발칙한 호기심과 욕망이 부른 타이타닉호 비극
[데스크칼럼] 인간의 발칙한 호기심과 욕망이 부른 타이타닉호 비극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3.06.24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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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자들 유행 ‘고위험 고비용 초호화 익스트림 관광 상품’ 경종 울릴까?
인간의 타이탄(거인족)적 뒤틀린 욕망이 계속되는한 타이타닉의 저주 계속
1912년 대서양 심해에 침몰한 비운의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 호.(참고 이지미=영화 타이타닉 장면 캡처)
1912년 대서양 심해에 침몰한 비운의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 호.(이지미=영화 '타이타닉' 장면 캡처)

[이슈인팩트 칼럼/ 이완재의 촌철직언] 지난 22일 외신을 통해 타이타닉 관광 목적의 잠수정 한 척이 내파 돼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다.

사고가 난 잠수정의 이름은 ‘타이탄’이다. 지난 16일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보라도주 세인트존스에서 출항한 타이탄은 18일 타이타닉호 침몰 지점에 도착해 잠수를 시작했다. 이후 1시간 45분만에 교신이 끊겼고, 결국 탑승자 전원은 운명을 달리했다. 111년 전 대서양 해저 4000m 아래로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관광하기 위해 해저 깊이 들어갔다 끝내 참변을 당한 것이다.

사고기 타이탄에는 운영사인 오션게이트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61)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인 해미시하딩(58), 파키스탄계 재벌인 샤자다다우드(48)와 그의 아들 술레만(19), 프랑스 해양 전문가인 폴 앙리 나르젤렛(77) 등 다섯 명이 타고 있었다. 미 해안경비대는 탑승자와 잠수정을 회수하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시신이 수습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일부는 사망자들을 ‘진정한 탐험가’로 추켜세우고 있다. 그러나 별수 없이 비판적 시각이 따라붙는다.

외신이 전한 타이탄 잠수정 여행비는 1인당 25만 달러(약 3억2700만 원)로 억만장자들만이 가능한 넘사벽 스페셜한 상품으로 드러났다. 사고로 세계 부유층들에게 유행인 ‘고위험 고비용 초호화 익스트림 관광 상품’에 대한 경종의 계기가 될지도 관심사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11년 전의 타이타닉호의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12년 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는 1,500여명의 고귀한 사상자를 낸 세계적인 해양 대재난 사고였다. 여객선 RMS 타이타닉은 1912년 4월 10일 영국의 사우샘프턴 44부두에서 출항해 프랑스의 쉘부르와 아일랜드의 퀸즈타운에 기항한 후 4월 17일 아침 미국 뉴욕에 도착 할 예정이었다. 당시 빙산이라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선장의 고집이 부른 무리한 항해는 참사로 이어졌다. 길이 270미터, 너비 28미터, 20층 높이의 타이타닉호 역시 당시 유럽의 상류층들이 몸을 싣고 대서양을 건너던 사치스런 투어선이었다.

영화계 거장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타닉> 사고를 영화로 만들어 세계적인 흥행을 낳기도 했다. 카메론은 이번 사고와 관련 “위험 경고를 무시한 매우 비슷한 비극이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다”며 의미심장한 소감을 밝혔다. 이미 충분히 사고 위험성이 예고됐는데도 여행이 강행된 것은 안전 불감증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사망자 중 한 명인 타이탄 운영사 오션게이스트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는 평소에 ‘안전규제가 혁신에 장애물이 된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대단한 인류애적 발언 같지만 다분히 자신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의식한 상업적 의견일 뿐이다.

이번 사고는 인간의 발칙한 호기심과 욕망, 그리고 객기가 부른 참사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타이탄은 거인족을 일컫는 말이다. 거인이 되고싶어하는 인간의 비정상적인 욕망은 늘 재앙의 단초가 된다. 인간의 뒤틀린 욕망이 거세되지 않는한 ‘타이타닉호의 저주’는 계속 될 것이다. 삼가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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