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상기온에 ‘장마’ 사어(死語) 위기…극한호우.우기 대체어로
[데스크칼럼] 이상기온에 ‘장마’ 사어(死語) 위기…극한호우.우기 대체어로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3.07.13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마철 우산 쓴 시민들의 모습.(참고 사진=연합뉴스)
장마철 우산 쓴 시민들의 모습.(참고 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 이완재의 촌철직언] 최근 수도권 일대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비로 '극한 호우'라는 말이 화제가 됐다. 이 말은 기상청에서 나온 말로 시간당 50mm 이상 쏟아지는 집중 호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져온 새 기상용어로 일종의 신조어다.

한반도가 해마다 높아지는 기온 상승으로 점점 아열대화 되는 과도기를 맞고 있다. 매년 일기예보는 기상청 관측 이래 최고 기온상승이라는 멘트를 날린다. 게다가 전통적인 장마라는 말조차 이제 사라질 분위기다.

불규칙한 기상상황에 특정기간을 장마로 지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기상청은 대신 여름철 ‘우기’(雨期)라는 말을 권유하고 있다. 과거 수백 년간 써 온 장마의 개념을 탈피해야 한다는 기상 전문가들의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일어난 전에 없던 기상 현상을 보면 몇 시간 집중적으로 폭우가 내렸다가도 금새 해가 뜨는 폭염이 반복됐다. 며칠간 지속되던 비는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국지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 예측불허의 일상이 되었다. 수시로 순식간에 쏟아지는 물폭탄에 가까운 폭우에 기상청은 ‘강한 장마’라는 새 용어를 쓰고 있다.

이제 장마가 사어(死語)가 될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1973년 작 윤흥길의 중편소설 <장마>에 묘사된 한달 넘게 계속되던 지리한 장마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비 오는 날 빈대떡에 얽힌 추억마저 사라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한반도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 대륙이나 이웃 나라 중국 등에서 대형 홍수 피해와 산불 등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지구의 몸살이 차츰 현실이 되고 있다. 자연 대재앙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는 불안과 공포가 점점 엄습해온다.

오랜 기간 인간의 만용과 무지가 빚은 천재지변 앞에 전세계적 차원의 대책 수립 및 환경보호 운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대로 간다면 지금 세대는 후세에게 기후재앙이라는 부채를 떠안기는 신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