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장마와 수마(水魔)
[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장마와 수마(水魔)
  • 이슈인팩트
  • 승인 2023.07.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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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일간 내린 장맛비로 충북 괴산 지역 하천 토사물이 도로 위로 올라와 황량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사진=하종필)
최근 3일간 내린 장맛비로 충북 괴산 지역 하천 토사물이 도로 위로 올라와 황량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사진=하종필)

[이슈인팩트 / 하종필 수필가] 여름이면 한국은 어김없이 2가지의 난리를 겪는다. 하나는 태양열이 뜨거워 논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가뭄이 계속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열로 데워진 수증기가 어마어마한 비로 내려온다는 것이다.

2023년 7월은 지루할 만큼 폭우가 여러 날 계속되었다. 태평양에서 발달해 비와 바람을 일으키는 태풍과는 다르다. 오랜 기간 같은 현상이 지속되기에 장마라고 한다. '마'라는 글자는 마귀 마자이다. 수마(水魔), 화마(火魔)와 같은 글자에도 들어가듯이 마귀, 귀신이 생명을 죽이는 데까지 연결된다는 뜻이다. 물귀신이라고나 할까. 물에 휩쓸려가고 산이 무너져 뒤덮힌 현상들은 해마다 반복된다. 그 결과를 방송을 통해 접하게 되면 매우 안타깝다.

왜 이런 일들을 반복적으로 겪는가? 비는 해마다 내리는데. 피해 현장을 둘러보면 이해를 할 수밖에 없다. 낮은 지대의 마을, 땅속 주거 공간과 터널, 하천변 주택, 급경사지 아래의 주택들. 이런 곳은 사람 스스로가 만든 환경이다. 자업자득일수밖에 없다. 이제는 태어나서 처음 겪었다는 넋두리를 해서도, 남 탓을 해서도 아니 된다.

당장의 편리함과 이익을 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500년을 내다보고 마을과 주거시설, 교통과 통신설비를 갖추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이렇게 500년이라는 기간을 두는 이유는 '100년만에'라든가 '기상관측소 이후 최고라는 말들이 흔하게 오르내리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인간이 살기에 결코 안전하지 않다. 관측을 통한 예측의 범위를 뛰어 넘는 것도 자주 있으므로 수마, 장마도 자주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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