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란] 폭염에 울상 짓는 부안 세계 잼버리 ‘혐한 제조 축제’ 오명 쓸라
[이슈&논란] 폭염에 울상 짓는 부안 세계 잼버리 ‘혐한 제조 축제’ 오명 쓸라
  • 윤우란 기자
  • 승인 2023.08.04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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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조직위의 미숙한 사전 준비....정부 뒤늦게 30억 투입 대책마련에 부심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지난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야영장은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지난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야영장은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세계 청소년 문화축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축제가 불청객 폭염으로 울상 짓고 있다.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주최 측은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이 강구되지 않아 자칫 혐한 제조 축제 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위기에 놓였다.

급기야 정부가 30억을 긴급지원하며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전 세계에서 이번 대회를 바라보는 우려는 현실이 된 모습이다. 이번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문제는 이미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것으로도 나타나 철저한 준비의 미흡이 도마에 올랐다.

우수한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 속에 알리겠다며 유치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8월 폭염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가마솥더위에 연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대회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지난 3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은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개영식이 늦은 오후에 열렸음에도 한낮 뜨거운 햇볕에 지친 참가자들이 공연 도중 무더기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이다.

잼버리가 열리는 야영장은 새만금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 숲이나 나무 등 그늘을 만드는 구조물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바닷가와 인접해 있지만, 한낮 동안 데워진 열기로 밤에도 열대야가 나타나는 일이 잦아 야영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더구나 지난달 쏟아진 기록적인 장맛비로 생긴 물구덩이가 한낮 더위에 데워져 야영장은 흡사 한증막을 떠올리게 한다는 경험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졌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창궐한 모기떼 등 각종 벌레에게 물려 병원을 찾는 대원들도 속속 집계되고 있어 대회 내내 해충 피해 또한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4만3천여명의 참가 인원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50개 병상으로 대회를 시작했고, 그나마 내놓은 폭염 대책도 덩굴 터널과 수도 시설에 불과했다. 이미 온열질환자 수가 병상수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여서 몇몇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수도 모자란 데다, 일부 시설은 천으로만 살짝 가려놓은 수준이어서 대원들이 이용을 꺼린다는 참가자 학부모의 목소리도 있다.

행사장 내 편의점에서는 폭염을 틈타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얼음을 판매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대원들에게 지급된 달걀 등 식재료는 무더위에 상하거나 곰팡이가 피어 먹을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총체적 난국에도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어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운영과 관련,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158개국 참가자 4만3천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도봉구청 냉방 공유 시설을 방문한 뒤 정부서울청사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김 장관과 통화하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한 총리는 아울러 "온열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이 큰 프로그램은 최소화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휴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연맹 등과 신속하게 협의하라"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또 국방부에는 잼버리대회 현장에 그늘막과 샤워 시설 등 편의시설을 증설하기 위한 공병대를 지원하고 응급상황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군의관을 신속하게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추가 인력을 파견한 만큼 현장 상황이 곧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총리 지시 후 국방부는 이날부터 다음 날까지 군의관과 간호장교, 응급구조사 등 40여명을 현장에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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