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빈의 시대관통] ‘갤럭시 쓰는 남자’의 갤럭시 예찬
[백현빈의 시대관통] ‘갤럭시 쓰는 남자’의 갤럭시 예찬
  • 이슈인팩트
  • 승인 2023.10.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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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에 상대적인 외면의 대상 갤럭시 ‘평범함의 반란’ 필요”
백현빈 마을의인문학 대표
백현빈 마을의인문학 대표

[이슈인팩트 칼럼/ 백현빈 마을의 인문학 대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홍보 롤모델처럼 언급되는 한 지자체 홍보 담당 공무원이 유튜브 영상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휴대전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시청자에게 공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이 지자체 홍보 유튜브는 친근한 소재와 접근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해 왔다. 이번 갤럭시 관련 언급도 그 내용 자체는 실제로 시민의 일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공공성을 가진 플랫폼에서 그것을 가감 없이 그대로 내놓는 것이 적합한가이다.

필자 역시 학부 재학 중 한 교양과목 강사의 발언이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급되지 않은 때였고 필자 역시 기존 방식의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때 강사가 강단에 서서 ‘요새 누가 스마트폰이 없느냐’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왠지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대학에 갓 입학한 청년들이 그 당시 고가의 스마트폰을 그렇게 다 갖고 다닐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그것을 강사가 강단에서 꼬집어 말하는 것이 황당했다. 그 천박한 발상과 경박스럽기 그지없는 발언에 당시 스마트폰이 없던 수많은 청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한때 유행했던 수많은 것들이 지나가고 또 새로운 것들이 다가온다. 심지어 예전에 유행한 것들이 변형된 모습으로 첨단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한때 시중에서 구하기조차 어려웠던 ‘허니버터칩’이나 곳곳에서 유행처럼 즐기던 ‘포켓몬 고’가 지금도 그때만큼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가. 지금 유행이 아니더라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함부로 경시할 문제가 아니다. 물론 유행이 지났다고 쉽게 무시해서도 안 될 것이다.

더욱이 미래의 사회에서 과거와 같은 강력한 트렌드가 존재할지도 의문이다. 공중파 채널 몇 개만 있던 때와 달리 텔레비전에 수많은 채널과 프로그램이 있고 심지어 유튜브에는 더 많은 채널과 영상이 있는 시대이다. 50퍼센트에 육박하는 시청률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기대하기 쉽지 않고, 수백만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도 사회 전체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대세’가 아닌 ‘다양성’에 주목할 때이다. 누군가에게는 복고가 의미 있는 문화코드일 수 있으며, 유행 밖에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개성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어쩌면 가장 트렌디한 사람은 궁극적인 대세인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람이 아닐까.

청년 세대에게 상대적으로 외면 받는 삼성 ‘갤럭시’에게, 갤럭시 휴대폰을 사용하는 청년으로서 응원과 함께 제안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 우선 삼성이 ‘일등의 혁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세계 일류 기업이라는 삼성, 그 중에서도 주력 산업인 모바일이 다음 세대에게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를 성찰할 때이다. 일등일수록 하드파워 못지않은 소프트파워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규모와 기술력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를 더 키우는 전략이 다시 필요한 때이다. 브랜드 파워는 사람의 이야기(인문, 人文)와 감성으로부터 발굴하고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갤럭시에게도 ‘평범함의 반란’이 필요하다. 갤럭시 쓰는 청년이 시중에서 말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갈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위 ‘하차감’에 외제차를 선호하는 경향에 맞서 과거 기아 오피러스와 같은 국산 고급차 라인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미지 전략을 구사한 것처럼, ‘갤럭시 쓰는 청년’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일류의 전략이 평범함을 살려낼 것이다. 일상을 더 새롭게 보고 매번 다양한 것들에 열려 있는 생각이 우리를 진정한 변화로 이끌 것임을 믿는다.

 

▶ 백현빈

-<마을의 인문학> 대표

-서울대학교 정치학전공 박사과정 수료

-화성시 청년정책위원장, 주민참여예산위원장, 노동자권리보호위원

-경기도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문광복지분과 위원

-경기도교육청 주민참여예산자문위원회 연구회장 역임

-더불어민주당 청년명예국회의원(기재위 부위원장) 역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부위원장

-이슈인팩트 ‘백현빈의 시대관통’ 고정칼럼 필진

-서울의 소리 '백현빈의 정면돌파'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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