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빈의 시대관통] 더불어민주당, 이제 ‘다른 젊음’을 발굴해야
[백현빈의 시대관통] 더불어민주당, 이제 ‘다른 젊음’을 발굴해야
  • 이슈인팩트
  • 승인 2023.11.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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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빈 마을의인문학 대표
백현빈 마을의인문학 대표

[이슈인팩트 칼럼/ 백현빈 마을의 인문학 대표]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새 현수막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 정치가 청년에게 다가가기 위해 이전과는 근본부터 다른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무조건 튀거나 가벼워지면 청년에게 호소력이 있을 거라는 발상이 한계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런 접근을 조직의 방침이라 생각하며 묵인하고 수용하는 태도 역시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필자 역시 지난 대선 당시 정당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안에서 활동하면서 이러한 부분을 느낀 적이 있다. 예컨대 친환경 선거가 환경 친화적인 정책개발보다 골판지 선거유세에 초점이 맞춰져버리는 접근은 지금 청년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하다.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맞춰 수많은 정당 구성원이 부품처럼 이를 따르는 것이 과연 정당이 바라는 ‘집권’에 도움이 될까. 조선시대에 수많은 유능한 인재를 붕당의 논리에 가두었던 전반적인 인사시스템이나, 누구 집 자녀라는 이유로 관직에 등용한 음서 제도 모두 ‘닫힌 정치’의 전형을 양산하였다고 평가받는다. 지금의 정당정치도 혹 그런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시민은 더 이상, 정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참아주지 않을 것이다.

‘정책’에 제대로 직면해야 한다. 국회가 국정감사에서 살펴보는 내용 하나, 예산안의 항목 하나가 때로는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를 심각하게 좌우하기도 한다. 필자는 정당의 정책 활동(청년명예국회)에 참여하며 이를 직접 체감하였다. 이 복잡한 세상에 우리의 어려운 삶을 좌우하는 문제가 한 번의 퍼포먼스나 단순한 흑백 당파논리로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갑이 가벼운 청년 학생들을 위해 정치권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추진하고 청년 정치인이나 유력 인사들이 대학교 식당에서 밥 한 번 먹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청년의 의식주 개선을 위한 정책을 계속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컨대 청년을 위한 기본소득이나 기본자산, 금융 지원 등에 대해서 더 촘촘하게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민생 문제가 그렇다.

인재 발굴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지금의 정치에서 정책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각자의 진영 논리로 극렬한 말을 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조직 논리에 무조건 충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책을 말하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정치가, 경제가, 사회가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사람을 보는 시각 자체를 한 번 크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있다. <삼국사기>에 고구려 국상(지금의 국무총리급) 을파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패한 권력과 불안한 민생 가운데 고국천왕이 사방에서 가림 없이 인재를 찾고자 나서 을파소를 영입하였다. 을파소가 정부의 층층시하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를 거절하자 왕은 그의 혜안을 깊이 통찰하고 국상으로 임명하여 거침없이 일할 기회를 주었다. 이후 을파소는 좋은 정책으로 국가와 민생을 편안하게 하였다고 한다. 지금 우리 정치에서 과연 을파소는 누구인가.

‘정책’ 중심의 인재를 찾아야 한다. 인재 풀 자체를 넓히고 넓혀야 한다. 사람을 찾을 때에도, 그 사람의 유능함을 판단할 때에도, 기준은 ‘현장’에 있어야 한다. 정치가 현장을 외면하고 그래서 민생이 정치를 외면하는 악순환을 방치한다면 그것은 정치의 ‘특권화’를 바라는 것이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당에도 야당에도 ‘혁신’ 논의 속에 이미 어느 정도 답은 있다.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치가 우리 청년과 시민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을 만한 시도를 충분히 하지 못해서 그렇지, 그런 시도가 시작되기만 한다면 청년과 시민은 정치를 충분히 신뢰하고 동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청년을 믿고 시민을 믿기에.

 

▶ 백현빈

-<마을의 인문학> 대표

-서울대학교 정치학전공 박사과정 수료

-화성시 청년정책위원장, 주민참여예산위원장, 노동자권리보호위원

-경기도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문광복지분과 위원

-경기도교육청 주민참여예산자문위원회 연구회장 역임

-더불어민주당 청년명예국회의원(기재위 부위원장) 역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부위원장

-이슈인팩트 ‘백현빈의 시대관통’ 고정칼럼 진행

-서울의 소리 '백현빈의 정면돌파' 프로그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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